출장 전날의 집은 유난히 깨끗했다. 깨끗함이 불안의 다른 이름이라는 사실을, 김성자는 입 밖에 내지 않았다. 분당 정자동 삼십사 평. 찬송가와 전공서적이 같은 선반에 꽂혀 있고, 진재호의 캐리어는 이미 현관 타일에 낮게 누워 있었다. 내일 광저우. 한 달 중 삼 주가 없는 남자. 없는 남자를 그녀는 남편이라 불렀고, 있는 남자를 진성 씨라 불렀다. 호칭이 질서였다. 질서가 있는 한, 마흔둘의 새엄마는 아직 무너지지 않은 여자였다. 무너지지 않았다는 문장을 속으로 반복하는 동안, 속옷은 이미 살에 달라붙어 있었다. 달라붙는 감각을 그녀는 가스 열기라 분류했다. 분류가 많은 저녁일수록, 집은 아무 일도 없는 집처럼 보였다.
진성은 아홉 시에 들어왔다. 스물둘. 키가 백팔십삼, 향이 세지 않았다. 세게 향하는 남자는 이미 무엇을 원하는지 티를 내는 법이고, 티를 내는 욕망은 이 집에서 값어치가 없었다. 그는 신발을 가지런히 벗고 고개를 까딱했다. 「다녀왔습니다.」 아들의 목소리. 아들의 목소리 아래, 그는 네 해 동안 그 여자의 몸을 침묵으로 재고 있었다. 허리. 엉덩이. 블라우스가 숨기지 못하는 가슴의 무게. 비누 냄새 아래 숨어 있을 보지가 오늘 밤 얼마나 젖어 있을지. 목록을 입 밖에 내는 순간 사냥은 끝난다. 목록을 침묵 속에 두는 동안 성자는 아직 어머니다. 어머니인 채로 보지에 물이 고이는 여자가, 그가 원하는 암캐년이다.
성자는 앞치마 끈을 다시 묶으며 허리를 세웠다. 크림색 블라우스, 목까지 잠근 단추, 무릎을 덮는 검은 스커트. 완벽한 사모님의 장비였다. 장비를 입을수록 몸이 장비 안에서 더 크게 숨 쉬는 것을, 그녀는 모르는 척했다. 「손부터 씻고. 수연이는 과 모임이라 늦는대.」 시선이 그의 얼굴을 반 초만 더 붙잡았다가 스스로 끊겼다. 반 초. 그 반 초를 진성은 사 년 동안 모았다. 모은 것이 돈보다 무거웠다. 돈은 이미 양평을 샀고, 양평은 아직 이 식탁에 없었다. 아직 없다는 사실이 그의 칼이었다. 있는 것을 티내는 남자는 성자를 남자의 상대로 만들어 달아나게 한다. 달아날 명분을 주지 않는 일이 지배였다.
식탁에는 네 개의 수저가 놓여 있었다. 진재호의 것을 성자는 치우지 않았다. 치우면 출장이 빈자리가 되고, 빈자리가 되면 집이 두 사람의 집이 된다. 두 사람의 집은 교회가 아는 집이 아니었다. 「아버지 이번 주는 광저우래. 이번에도 식사는 셋이서…」 말이 잠시 멈추었다. 「아니, 둘이서 하게 되겠네.」 이상한 생각하지 말라는 문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나오지 않은 말이 국그릇 김 속에 앉아 있었다. 진성은 국을 떠 주며 「맛있습니다」 하고만 했다. 안전했다. 안전이 흔들릴 때 성자는 도도해졌다. 도도함은 화가 아니었다. 화가 나면 몸이 먼저 정직해진다는 걸, 그녀는 자기보다 진성이 먼저 알고 있을까 봐 두려웠다.
국을 뜨는 손목이 가늘었다. 진성은 그 손목이 나중에 자지를 잡을 손을 상상했다. 엄지가 귀두를 스치고, 비누 냄새 나는 손바닥이 맥을 따라 내려가는 그림. 상상은 음란했고 얼굴은 아들의 얼굴이었다. 그 불일치가 이 집의 문법이었다. 성자는 수저를 놓으며 무릎을 붙였다. 붙인 무릎 사이에서 속옷이 살에 달라붙는 감각이 분명했다. 천이 보지 입구를 따라 한 줄로 파고들었다. 그녀는 그것을 나이 탓, 생리 전, 가스 열기 탓으로 세 칸에 나누어 넣었다. 세 칸이 가득 차도 네 번째 칸—욕망—은 비워 두었다. 비워 둔 칸이 가장 뜨거웠다. 진성은 그 열을 오늘 다 파지 않기로 했다. 오늘 다 파면 내일의 하이넥이 사라진다. 하이넥이 있어야 이 여자가 계속 그의 취향이다.
수연이 없는 저녁은 소리가 적었다. 소리가 없으면 숨이 들렸다. 성자의 숨은 짧고, 진성의 숨은 길었다. 긴 숨이 짧은 숨을 잡아먹는 식탁이었다. 성자는 찬물을 따르며 목을 가다듬었다. 「진성 씨. 너는 요즘 너무 일찍 들어와. 대학생이 집에만 있으면 이상해 보여.」 이상해 보인다는 말은 이웃의 말이었고, 이웃의 말은 갑옷이었다. 갑옷을 입힌 여자가 더 젖는다는 것을 진성은 알고 있었다. 그는 그 갑옷을 존중하는 척했다. 「과제 때문에요.」 존중하는 척하는 동안 갑옷 아래 보지의 온도를 짐작했다. 짐작은 정확했다. 정확해서 더 조용히 먹었다. 조용한 식사가 성자에게는 심문처럼 느껴졌다. 심문받는 동안에도 그녀는 국그릇을 바르게 내려놓았다. 바른 손동작이 가면의 뼈였다.
진재호의 빈자리가 수저 소리보다 컸다. 성자는 그 큼을 메우려고 반찬을 권했다. 「고등어, 더. 너는 요즘 밥을 적어.」 돌봄의 문장이었다. 돌봄은 이 집에서 통제의 다른 이름이었다. 진성은 고등어를 집으며 그녀의 입술을 보았다. 장미색. 교회 갈 때 바르는 색. 그 색이 나중에 자지 귀두에 묻을 그림을, 그는 눈 하나 까딱하지 않은 채로 완성했다. 완성된 그림을 입 밖에 내지 않는 것이 예의였다. 예의가 오늘 밤의 올가미였다. 성자는 그 시선을 느꼈다. 느끼고도 못 본 척했다. 못 본 척하는 동안 가슴 안쪽이 한번 뜨거워졌다. 뜨거움을 그녀는 분노라 이름 붙였다. 분노라는 이름이 붙으면, 젖는 일은 아직 자기 것이 아니었다.
*
설거지 차례가 되자 성자가 손을 저었다. 「너는 방에 가. 나는 네 나이를 생각해 주는 어른이야.」 어른이라는 단어가 앞치마 끈에서 멈췄다. 진성은 그 멈춤을 본 척하지 않았다. 본 척하지 않는 시선이 성자의 귓불을 붉혔다. 그녀는 싱크대에 등을 돌렸다. 돌린 등 아래로 엉덩이 선이 앞치마 천에 찍혔다. 찍힌 선이 숨 쉴 때마다 좌우로 살짝 출렁였다. 진성은 거실 테이블에 노트북을 열었다.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 들어가지 않는 것이 압박이었다. 화면은 차트였고 시선은 주방이었다. 숫자가 오르내리는 동안, 마흔둘의 엉덩이가 설거지 리듬에 맞춰 움직였다. 그 리듬을 자지 위에 올리면 얼마나 젖을지, 그는 계산하지 않았다. 계산하는 남자는 급하다. 급하지 않은 자지가 더 오래 선다.
성자가 허리를 숙일 때마다 그는 마음속으로 한 번씩 이름을 붙였다. 저게 암캐년의 엉덩이다. 저게 개갈보가 되기 전의 허리다. 입 밖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름이 입 밖으로 나가기 전에 몸이 그 이름을 먼저 배워야 한다. 배우는 순서가 조교다. 구역 단톡이 울렸다. 하은 집사. 「내일 일찍 나와요 언니. 진성 씨가 효자라 부럽다.」 효자라는 글자가 주방을 질렀다. 성자는 답을 오래 쓰지 못했다. 화면의 커서가 깜빡이는 동안, 그녀는 자기 허리가 숙여진 각도를 의식했다. 의식하는 각도가 이미 음란했다. 「응, 내일.」 짧은 답이 배덕이었다. 배덕은 침대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칭찬을 삼키는 목구멍에서 시작한다.
열한 시가 넘자 수연의 문자가 왔다. 「열두 시 넘어서 들어갈게. 엄마 먼저 자.」 성자는 그 문자를 방패처럼 읽었다. 한 시간이 남았다. 한 시간은 길다. 긴 시간을 그녀는 행주로 채우려 했다. 싱크대, 가스레인지 손잡이, 이미 깨끗한 상판. 행주가 닳도록 닦아도 속옷은 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떨어지는 대신 더 붙었다. 보지 입구가 천을 한 점 적셨다가, 적신 점이 번져 손바닥만 한 자국이 되었다. 번지는 감각을 더위라고 부르는 입이 이미 거짓이었다. 거짓을 유지하려면 일이 필요했다. 일이 떨어지자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멈춘 손이 부끄러웠다. 부끄러운 손이 자기 스커트 옆구리를 쓸었다. 쓸리는 소리가 거실까지 갔다.
진성은 노트북을 닫지 않은 채 말했다. 「물 한 잔만.」 부탁처럼 들렸다. 부탁의 예복을 입은 명령이었다. 성자는 컵을 들고 오며 눈살을 찌푸렸다. 「너 손이 없니.」 말은 매웠으나 발은 이미 식탁 쪽으로 옮겨 있었다. 매운 말과 순한 발의 간격이, 이 밤의 진짜 거리였다. 컵이 오가며 손가락이 스쳤다. 스침은 짧았다. 짧아서 변명이 되었다. 그러나 진성의 검지 마디가 그녀의 반지 자리를 지나갈 때, 성자의 보지가 한번 오그라들었다. 오그라드는 것을 들킨 것 같아 목소리가 갈라졌다. 「손 조심해. 나는 네 어머니다.」 마지막 문장은 너무 빨리 나왔다. 빠른 문장은 여러 밤 혼자 베개에 대고 말해 본 문장이다. 베개가 듣지 않던 문장을, 이제 스물둘의 남자가 들었다.
진성은 사과하지 않았다. 사과하면 아들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는 컵을 받아 한 모금 마시고, 화면을 본 채로 낮게 말했다. 「젖었지.」
두 글자가 거실의 찬송가 선반 아래서 굴렀다. 소리치지 않았다. 욕설처럼 던지지도 않았다. 사실처럼 내려놓았다. 성자의 얼굴이 하얗게 되었다가 귓불부터 붉어졌다. 목구멍에서 무엇이 올라왔다. 욕인지 신음인지 구분되지 않는 숨. 「뭐. 지금 네 엄마한테.」 말이 끝까지 가지 못했다. 엄마라는 단어가 목에 걸렸다. 걸린 자리에 열이 올라왔다. 그녀는 컵을 내려놓으며 눈썹을 세웠다. 눈썹이 도도의 마지막 무기였다. 「이상한 소리 하지 마. 나는 그런 여자 아니야.」 그런 여자라는 범주가 생겼다는 것은, 이미 한 발을 디뎠다는 뜻이다. 디딘 발을 그녀는 아직 보지 않으려 했다. 보지 않으려는 동안, 스커트 안의 젖은 천이 허벅지 안쪽을 따라 식었다가 다시 데워졌다.
진성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일어나면 강제다. 강제는 이 여자에게 피해자라는 이름을 준다. 피해자라는 이름은 집을 부순다. 그는 화면만 보며 한 번 더 짧게 말했다. 「앞치마 밑. 만져 봐. 네가.」
성자의 숨이 끊겼다. 「내가. 지금 이 집에서. 수연이가.」 수연이는 열두 시다. 진성은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알고도 재촉하지 않았다. 재촉하면 저항이 이름이 된다. 저항이 이름 없는 동안, 손은 제 일을 한다. 벽시계가 한 칸을 움직였다. 그 한 칸 동안 성자의 오른손이 앞치마 아래로 들어갔다. 들어간 손이 자기 손이 아닌 것처럼 떨렸다. 스커트를 걷어 올리고 속옷 위로 골이 만져졌다. 골이 젖어 있었다. 천이 살에 붙어 손가락 끝이 미끄러졌다. 미끄러운 것이 자기 물인 줄 아는 순간, 성자의 무릎이 살짝 꺾였다. 꺾임을 들키지 않으려고 싱크대 가장자리를 왼손으로 집었다. 집는 힘이 하얗게 들어갔다. 하얀 힘이 정숙의 마지막 모양이었다.
더러워. 내가 왜. 나는 네 나이를 생각해 주는 어른이야—어른이라는 주문이 이번에는 먹지 않았다. 손가락이 이미 골을 따라 내려가 있었다. 골이 미끄러웠다. 미끄러운 것이 입구였다. 입구의 살이 손가락 배 쪽으로 얇게 벌어졌다. 속옷 너머로 두 겹의 살이 입을 벌리는 감각. 성자는 짧은 신음을 이빨로 잘랐다. 자른 신음이 코로 새어 나왔다. 코로 새는 소리가 더 창피했다. 창피해서 손가락을 빼려 했다. 빼려는 힘이 오히려 천을 보지 사이로 더 밀어 넣었다. 천이 입구를 한 점으로 눌렀다. 눌린 점이 한번 맥을 쳤다. 맥을 치는 곳이 클리토리스였다. 그 이름을 그녀는 평생 입 밖에 내지 않았다. 내지 않은 이름이 제 손가락 아래에서 뛰고 있었다.
진성은 그때 처음으로 고개를 들었다. 눈이 웃지 않았다. 「말해.」
「뭘.」 성자의 목소리는 높았으나 얇았다. 「뭘 말하라는 거야. 나는.」 나는— 다음 단어가 없었다. 다음 단어가 없는 자리가 비어 숨이 찼다.
「암캐.」
그 단어가 작았다. 작아서 더 정확했다. 성자의 눈이 크게 떠졌다. 모욕이어야 했다. 모욕이면 손을 빼고 뺨을 칠 수 있었다. 그런데 살이 그 단어에 맞춰 한번 오그라들었다. 오그라들며 손가락을 삼키듯이 조였다. 조이는 감각이 배신이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나는 암캐가 아니야.」 문장이 끝나기 전에 숨이 갈라졌다. 「나는 그런 암캐년 아니에요. 진성 씨.」 진성 씨라는 호칭이 마지막 갑옷처럼 붙었다. 붙인 갑옷 안으로, 암캐라는 두 글자가 두 번 들어가 앉아 버렸다.
진성은 그 문장을 기억했다. 부정의 문장 안에 암캐가 두 번 들어 있었다. 두 번 발음된 단어는 이미 목줄이다. 목줄을 채웠으면 오늘은 조여서는 안 된다. 그는 낮게 말했다. 「속옷 옆으로 제쳐. 네 손가락이 뭐에 들어갔는지 봐.」
성자가 고개를 저었다. 젓는 고개가 작은 부정이었다. 작은 부정 아래로 손은 이미 속옷 가장자리를 걷고 있었다. 걷힌 천 사이로 뜨거운 살이 손가락을 맞았다. 음모가 짧게 정돈되어 있었다. 정돈된 것이 더 음란했다. 정돈은 누군가 볼 것을 대비한 손질이 아니었다, 라고 그녀는 평생 말해 왔다. 위생. 체면. 사모님의 습관. 습관의 아래를 검지가 열었다. 안쪽이 뜨겁고 미끄럽고, 손가락 두 마디가 쉽게 들어갔다. 쉽게 들어간다는 사실이 모욕이었다. 모욕이 달았다. 단 모욕을 그녀는 욕으로 밀어내려 했다. 「보지 마. 더러워. 나는… 나는 이런 거 안 해.」 이런 거를 하는 손가락이 안쪽에서 벽을 짚었다. 벽이 한번 수축했다. 수축할 때마다 물 소리가 아주 작게 났다. 작은 소리가 이 거실에서는 천둥이었다.
진성은 노트북 가장자리를 한 번 두드렸다. 두드림이 박자였다. 「그게 네 보지야. 말해.」
성자의 입술이 떨렸다. 「그런 말… 이 집에서 그런 말을…」 말이 혀 위에서 맴돌다 부딪쳤다. 부딪친 자리에 더러운 단어가 기다렸다. 기다린 단어를 부정하려면 먼저 꺼내야 했다. 「내 보지가 아니야. 나는 보지 같은 거…」 같은 거, 라고 말하는 동안 손가락이 한 마디 더 들어갔다. 들어간 손가락이 거짓을 정직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보지… 내 보지가… 젖었어. 젖었지만 나는 암캐 아니야.」 아니야, 가 신음처럼 깨졌다. 깨진 부정이 절정의 문턱이었다. 문턱에서 허벅지가 떨리기 시작했다. 떨림을 진성은 보았다. 보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일어나는 대신 짧게 말했다.
「그만.」
성자의 손이 멈칫했다. 멈칫은 아쉬움이었다. 아쉬움을 그녀는 화로 번역하려 했다. 화가 나면 어머니다. 그런데 화가 난 척할수록 손가락이 살에서 떨어지기 싫었다. 안쪽이 손가락을 물고 놓지 않았다. 놓지 않는 살이 진짜 걸레의 살이다. 그 문장이 머릿속에 떠오른 것만으로도 한번 더 조여 왔다. 조임을 참으며 그녀는 손을 뺐다. 뺀 손가락이 빛났다. 투명하고 끈적한 실이 마디 사이에서 끊어졌다. 끊어진 실 냄새가 비누를 이겼다. 그녀는 앞치마를 내렸다. 내린 천이 젖은 속옷을 가렸다. 가린 것이 숨김이 아니라 보관이었다. 보관한 물기를 들고 그녀는 화장실로 도망쳤다. 도망의 발소리가 복도를 짧게 울렸다. 울리는 도망이 복종의 다른 걸음이었다.
진성은 노트북을 다시 열었다. 숫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들어오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오늘 밤의 성취는 별장이 아니다. 성취는 성자의 입 안에 들어간 암캐라는 두 글자와, 제 보지에 넣었다가 빼낸 손가락이다. 절정은 주지 않았다. 주지 않아서 살이 더 고팠다. 고픈 살이 내일의 단추를 더 높이 잠근다. 높은 단추가 조교의 성과다. 화장실에서 물이 흘렀다. 흐르는 시간이 길었다. 긴 물소리는 지우는 소리가 아니라, 지워지지 않아서 더 문지르는 소리였다.
*
화장실 불은 하얀색이었다. 하얀 빛 아래서 성자는 속옷을 내렸다. 내린 속옷의 가랑이가 짙게 젖어 있었다. 손바닥으로 가리면 따뜻했다. 따뜻한 자국이 자기 얼굴처럼 보였다. 그녀는 변기에 앉아 휴지로 닦았다. 닦을수록 새로 나왔다. 새로 나오는 물이 화가 났다. 「더러워. 더러워, 김성자.」 자기 이름을 욕처럼 불렀다. 욕처럼 부른 이름이 거울에 비쳤다. 거울 속의 여자는 목까지 잠근 블라우스를 여전히 입고 있었다. 블라우스는 정숙했고, 무릎 사이는 벌거벗었다. 정숙과 벌거벗음이 동시에 존재하는 모양이 역겨웠다. 역겨워서 손가락으로 보지를 한번 벌려 보았다. 벌린 안이 빨갛고 반질거렸다. 반질거리는 것이 진성 씨의 말—암캐—을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기억해서 더 벌렸다. 벌리다가 자기 손을 알아채고 휴지를 던졌다. 던진 휴지가 휴지통 밖으로 떨어졌다. 떨어진 휴지를 집어 넣는 손이 떨렸다. 떠는 손으로 속옷을 다시 올렸다. 올린 속옷이 즉시 다시 젖었다.
샤워를 틀었다. 뜨거운 물이 가슴을 때렸다. 때리는 물이 손가락 자리를 지울 것 같았다. 지워지지 않았다. 비누를 보지에 문지를수록 입이 벌어졌다. 벌어지는 것을 참으려고 타일을 집었다. 집는 순간 진성의 목소리가 물소리 사이로 다시 들렸다. 암캐. 그만. 그만이 더 잔인했다. 만지는 남자보다, 만지게 해 놓고 멈추는 남자가 더 안에 남는다. 성자는 이마를 타일에 붙였다. 붙인 이마로 한번 올 것 같았다. 올 것 같은 지점에서 일부러 수도꼭지를 잠갔다. 잠그는 손이 자기에게 하는 조교였다. 조교인 줄 알고도, 그녀는 그 단어를 쓰지 않았다. 쓰지 않은 채 수건으로 몸을 밀었다. 미는 수건이 젖꼭지를 스칠 때마다 허리가 접혔다. 접힌 허리를 펴고 잠옷을 입었다. 잠옷도 목이 높은 것이었다. 높은 목이 이 집의 종교였다.
안방에 들어가 문을 닫았다. 닫힌 문 안에서 그녀는 진성의 방 쪽을 생각했다. 생각하면 안 되는 방향이었다. 그 방향으로 가면 선택이다. 선택은 자기 욕망의 이름이 된다. 욕망의 이름이 되면 더 이상 피해자 흉내를 낼 수 없다. 흉내낼 수 없으면 내일 교회에 나갈 얼굴이 없다. 얼굴이 없으면 이지숙 권사—친정어머니—의 눈을 견딜 수 없다. 견딜 수 없는 눈을 피하려고 그녀는 이불을 머리까지 올렸다. 올린 이불 속에서 허벅지를 붙였다. 붙인 허벅지 사이로 보지가 또 맥을 쳤다. 맥을 칠 때마다 작은 소리가 나는 것 같아 이불을 더 세게 물었다. 무는 이불이 신음을 삼켰다. 삼킨 신음이 배로 내려가 더 고팠다. 고파서 진성의 이름을 한 번 입 모양만 만들었다. 소리는 내지 않았다. 소리 없는 이름이 더 컸다.
진성은 그녀의 물소리를 세었다. 샤워가 멈추고, 문이 닫히고, 안방이 조용해지는 순서. 순서가 정직했다. 정직한 순서 위에 그는 자지를 꺼내지 않았다. 꺼내면 오늘을 소비하는 일이다. 소비하지 않는 자지가 내일의 칼이 된다. 그는 문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 틈으로 복도의 어둠이 들어왔다. 어둠 속에 비누 냄새가 아니라, 지워지지 않은 암내가 약하게 남아 있었다. 약한 냄새가 충분했다. 충분한 줄 아는 남자가 이 장을 이긴다. 만지면 끝나는 일. 끝나지 않게 하는 일이 장편이다.
*
새벽 두 시. 주방에서 유리잔 소리가 났다. 이번에는 성자가 견디지 못하고 나온 것이었다. 냉장고 문이 노란 불을 흘렸다. 흘린 불 안에 마흔둘의 잠옷 뒷모습이 있었다. 목이 높은 잠옷. 맨발. 냉장고 야채칸에 이마를 댄 자세. 진성은 그 자세를 삼 초 동안 보고 나왔다. 나오되 서두르지 않았다. 발소리가 들리지 않게 걷는 대신, 일부러 한 걸음을 밟았다. 밟힌 소리에 성자가 몸을 확 세웠다. 잠옷깃이 흘러 쇄골이 하얗게 드러났다. 드러난 쇄골을 그녀는 손가락으로 붙잡으며 도도한 얼굴을 급히 조립했다. 조립이 늦었다. 늦은 조립 사이로 눈이 빨개져 있었다.
「잠이 안 와서. 나이 들면 그래. 너는 방에 가.」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차가운 목소리가 잠옷 아래로 젖꼭지가 선 사실까지는 가리지 못했다. 선 젖꼭지가 천에 작게 찍혀 있었다. 찍힌 점을 진성은 바라보지 않는 척했다. 바라보지 않는 척이 성자를 더 바라보게 했다. 그녀는 컵을 두 손으로 감쌌다. 감싼 컵이 방패였다. 방패 뒤로 허벅지를 붙였다. 붙인 허벅지 사이에서 잠옷 가랑이가 이미 어두운 색으로 번져 있었다. 번진 색을 그녀는 몰랐다. 모르는 척할 수도 없었다. 몰랐기 때문에, 진성의 시선이 그 아래로 내려갔다가 올라올 때, 비로소 자기 가랑이를 의식했다. 의식하는 순간 귀가 불탔다.
진성은 가까이 가지 않았다. 가까이 가면 강제다. 그는 문틀에 어깨를 기대고 낮게 물었다. 「만졌어? 씻고 나서도.」
성자의 손가락이 컵을 움켰다. 「무슨 소리야. 나는 네 어머니다. 어머니다, 진성 씨.」 주문이 세 번. 세 번은 믿음이 아니라 공포다. 공포가 단맛이 되는 지점을 그녀는 아직 이름 붙이지 못했다. 이름 붙이면 무너진다. 무너지기 직전에 진성이 한 발짝도 다가가지 않은 채로 말했다.
「앉아.」
한 음절이었다. 한 음절이 주방의 노란 불을 잘라 냈다. 성자가 웃음을 뱉듯이 말했다. 「지금 네 엄마한테 반말이야? 창피한 줄 알아.」 창피라는 단어가 공기를 쳤다. 친 공기가 되돌아와 자기 무릎을 쳤다. 무릎이 이미 냉장고 앞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가까워지는 것을 알아채고 그녀는 이를 갈았다. 「나는 앉지 않아. 나는 네 새엄마야. 스물둘짜리가 마흔둘한테.」 스물둘과 마흔둘이 숫자로 맞서려 했다. 숫자가 무너지는 속도가, 잠옷 자락이 내려앉는 속도보다 빨랐다. 그녀는 냉장고 옆 낮은 의자에 엉덩이를 붙였다. 붙인 다음에서야 자기가 앉았다는 것을 알았다. 아는 것이 늦었다. 늦은 앎이 수치였다. 수치는 달았다.
진성은 그때서야 한 걸음 다가왔다. 다가오는 속도가 느렸다. 느린 속도가 성자의 숨을 더 짧게 만들었다. 그는 그녀의 머리 위에서 벨트를 풀지 않았다. 바지의 단추만 열었다. 열리는 소리가 작았다. 작은 소리가 이 새벽에는 기도보다 컸다. 지퍼가 내려갔다. 내려간 사이로 검은 속옷의 윤곽이 나왔다. 윤곽이 이미 서 있었다. 서 있는 것을 성자는 보지 않으려 했다. 보지 않으려는 눈이 정면으로 고정되었다. 고정된 눈이 배신이었다. 「보지 마.」 라고 그녀는 말했다. 말하면서 보고 있었다. 보면서 하는 보지 마가, 이 밤의 가장 정직한 문장이었다.
진성은 속옷의 허리를 내렸다. 자지가 나왔다. 굵고, 곧고, 끝이 이미 젖어 있었다. 귀두가 노란 불에 반질거렸다. 반질거림이 성자의 얼굴 가까이에서 맥을 쳤다. 맥을 칠 때마다 공기가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성자의 숨이 그 열에 닿았다. 닿는 숨이 자지를 한번 더 세게 만들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려 했다. 돌리는 고개가 반만 가고 멈췄다. 멈춘 시선이 귀두의 홈을 따라갔다. 홈에 고인 물이 한 방울 늘어졌다. 늘어진 방울이 떨어지기 전에 그녀는 손을 등 뒤로 숨겼다. 숨긴 손이 의자를 집었다. 집는 힘이 하얗게 들어갔다.
「잡아.」 진성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았다. 낮은 목소리가 명령의 전부였다. 성자가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내가 왜. 나는 네 자지 같은 거 안 잡아.」 안 잡겠다는 문장 안에 자지가 들어가 있었다. 들어간 단어가 이미 손바닥을 가렵게 했다. 가려운 손이 등 뒤에서 나와, 허공에서 한동안 떨렸다. 떨리는 손가락이 먼저 열에 닿았다. 뜨거운 껍질. 핏줄. 생각보다 무거웠다. 무게가 손바닥을 아래로 눌렀다. 누르는 무게를 받치려고 손가락이 감겼다. 감기는 순간 성자의 입에서 짧은 숨이 새었다. 「뜨거워… 왜 이렇게.」 왜, 는 질문이 아니었다. 질문은 이미 답이 손 안에 있었다.
진성은 허리를 밀어 넣지 않았다. 밀어 넣으면 강간의 모양이 된다. 모양을 만들지 않는 일이 이 집의 지배였다. 그는 성자의 머리 정수리만 내려다보며 말했다. 「냄새 맡아.」 성자의 눈썹이 올라갔다. 「미쳤어? 나는 개갈보가 아니야. 그런 더러운…」 더러운, 을 말하는 코가 이미 내려가 있었다. 내려간 코끝에 숫컷 냄새가 붙었다. 비누와 다른 냄새. 잠과 정액이 섞이기 전의 냄새. 그 냄새가 성자의 보지에 직접 연결되는 것 같아 허리가 접혔다. 접힌 허리 때문에 잠옷 가랑이가 의자에 붙었다. 붙는 자리에 물이 또 번졌다. 번진 물이 의자를 적시는 감각을 그녀는 죽음처럼 느꼈다. 죽음 같은 창피가 달았다.
귀두가 입술에 닿을 듯 말 듯 가까웠다. 가까운 거리를 성자가 먼저 좁혔다. 좁히는 것을 그녀는 중심을 잃은 탓이라 불렀다. 중심을 잃은 입술이 뜨겁고 미끄러운 껍질에 스쳤다. 스친 자리에 짠맛이 남았다. 짠맛을 혀가 먼저 거두었다. 거두는 혀를 알아채고 그녀는 질겁하며 뒤로 젖혀졌다. 「안 돼. 입에 넣는 거… 나는 그런 씹보지년 아니에요.」 아니에요, 가 존댓말로 떨어졌다. 존댓말이 이 새벽의 가장 음란한 소리였다. 진성은 그 존댓말을 기억했다. 기억하고 짧게 말했다. 「그만. 오늘은 입 아니야.」
성자의 손이 자지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떨어지라는 말이 아니었는데 손만 더 세게 쥐었다. 쥐는 힘이 아쉬움이었다. 아쉬움을 들키지 않으려고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진성은 그녀의 손목을 잡아 손을 떼었다. 떼는 동작이 부드러웠다. 부드러운 거절이 더 잔인했다. 잔인함에 성자의 눈이 붉어졌다. 붉어진 눈이 화인지 욕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지금 뭐 하는 거야. 꺼내 놓고. 보여 주고. 만지게 해 놓고. 이제 와서.」 이제 와서, 뒤에 올 말이 없었다. 없는 말이 고팠다. 고픈 입을 그녀는 컵을 들어 가렸다. 가린 컵에 물이 없었다. 빈 컵이 빈 입 같았다.
진성은 그녀를 일으켰다. 일으킨 다음 냉장고 문에 등을 붙이게 했다. 붙이는 힘이 세지 않았다. 세지 않아도 성자는 타일에 등을 붙였다. 붙인 등 아래로 잠옷이 올라갔다. 올라간 자락 사이로 맨 허벅지가 나왔다. 허벅지 안쪽이 이미 미끄러웠다. 진성의 손이 그 미끄럼을 확인하듯 올라갔다. 확인하는 손가락이 잠옷 가랑이를 옆으로 제쳤다. 제쳐진 사이로 보지가 바로 만져졌다. 속옷이 없었다. 샤워 후 속옷을 다시 입지 않은 사실을, 성자는 이제야 알았다. 아는 순간 귀가 터질 듯 뜨거워졌다. 「입… 안 입었어. 실수야. 나이 들면 실수해.」 실수라는 단어가 두 손가락이 들어가는 소리를 덮지 못했다. 들어가는 소리가 젖은 입술 소리였다. 입술 소리가 이 주방을 가득 채웠다.
진성의 손가락은 굵지 않았으나 정확했다. 정확해서 안쪽의 거친 자리를 단번에 짚었다. 짚인 자리가 한번 크게 수축했다. 수축하며 물이 손등으로 흘렀다. 흐르는 물이 손목까지 갔다. 「물통이네.」 그 세 글자가 성자의 숨통을 찔렀다. 그녀는 그의 어깨를 밀었다. 미는 힘이 약했다. 「물통이 아니야. 나는 걸레가 아니야. 네 손가락 때문에… 손가락 빼. 빼면…」 빼면, 뒤에 올 말이 울음 섞인 숨이었다. 진성은 빼지 않았다. 빼지 않은 채 엄지를 클리토리스에 올렸다. 올린 엄지가 원을 그리지 않았다. 그냥 눌렀다. 누르는 것만으로 성자의 무릎이 풀렸다. 풀린 무릎을 그의 허벅지가 받쳤다. 받는 허벅지에 자지가 잠옷 천 너머로 닿았다. 닿는 열에 성자가 짧게 울었다.
「봐. 네 보지가 먹고 있어.」 진성의 입술이 그녀의 귀에 닿지 않을 거리에서 말했다. 닿지 않는 거리가 더 가까웠다. 성자는 고개를 흔들었다. 「안 먹어. 나는 씹보지년이 아니에요. 암캐년도 아니고. 개갈보년도 아니고. 나는… 김성자야. 집사야. 네 어머니야.」 어머니야, 가 신음 끝에서 깨졌다. 깨진 호칭 안에서 더러운 이름들이 세 개나 불리었다. 세 개를 부른 혀가 이미 조교의 혀였다. 조교인 줄 모르는 혀가 가장 맛있다. 진성은 그 세 개를 기억하고, 손가락의 속도를 높이지 않았다. 높이지 않는 것이 형벌이었다. 형벌에 성자의 허리가 제 혼자 앞으로 나왔다. 나온 허리가 손가락을 더 깊이 삼켰다. 삼키는 소리가 커졌다. 큰 소리를 그녀는 그의 셔츠에 얼굴을 묻고 막으려 했다. 막으려는 얼굴이 숫컷 냄새를 더 깊게 마셨다.
절정이 코앞까지 왔다. 코앞의 감각이 하얗게 번질 때 진성이 손가락을 멈추었다. 멈춘 손가락은 빼지도 않았다. 안에 둔 채로 엄지만 떼었다. 뗀 자리가 공허했다. 공허가 성자를 한번 크게 떨게 했다. 「안 돼… 지금… 지금만.」 지금만, 은 처음으로 그녀가 청한 말이었다. 청하는 입이 이미 암캐의 입이었다. 진성은 그 입을 보지 않은 척하며 손가락을 빼었다. 뺀 손가락이 빛나고 실을 달고 있었다. 그는 그 손가락을 성자의 입술에 가져갔다. 가져가되 억지로 넣지 않았다. 입술 앞에 두었다. 「내일 아침에도 어머니로 살아. 밖에서 이 맛 내지 마. 조신한 얼굴이 더 음란하니까.」
성자의 입술이 손가락에 닿았다. 닿는 것을 그녀는 고개 숙인 탓이라 불렀다. 고개 숙인 혀가 자기 물을 한 번 핥았다. 짠맛과 비린내. 자기 보지의 맛이었다. 맛을 아는 순간 눈이 감겼다. 감긴 눈으로 그녀는 그의 손가락을 더 깊게 물 뻔했다. 물 뻔한 이를 알아채고 얼굴을 돌렸다. 「더러워. 네가 더러워. 나는… 오늘 일은 없던 일이야. 없던 일로 해. 나는 네 어머니다. 어머니다, 진성 씨.」 주문이 다시 세 번. 세 번의 주문이 입술에 남은 물기를 지우지 못했다. 지워지지 않은 물기를 들고 그녀는 안방으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등의 잠옷 자락이 허벅지에 붙어 있었다. 붙은 자락이 복도의 어둠 속에서 한동안 보이지 않았다.
진성은 싱크대에서 손을 씻지 않았다. 씻으면 오늘이 물로 끝난다. 끝나지 않게 손가락의 냄새를 남겼다. 남긴 냄새로 자지가 한번 더 맥을 쳤다. 맥을 치는 자지를 그는 바지 안에 넣었다. 넣는 일이 절제를 보여 주는 일이 아니었다. 절제는 성자에게 보일 필요가 없었다. 성자는 이미 보지 못한 절정 때문에 이불 속에서 허벅지를 붙이고 있을 것이다. 붙인 허벅지 사이에서 제 손가락이 다시 들어가려 할 것이다. 들어가려다 그만을 기억하고 멈출 것이다. 멈추는 손이 그의 손이다. 그의 손이 된 여자의 손이, 내일 아침 밥을 할 것이다. 밥하는 손이 복종의 미래를 들고 있다.
*
아침이 왔다. 성자는 세면대 앞에서 블라우스를 목까지 잠갔다. 잠근 단추가 평소보다 하나 더 높았다. 높은 단추가 목줄이었다. 목줄을 보석처럼 여미며 그녀는 립스틱을 바르지 않으려다, 결국 아주 연한 색만 찍었다. 찍은 색이 어젯밤 손가락이 묻은 자리를 가리는 것 같아 싫었다. 싫어서 티슈로 한번 눌렀다. 누른 자리가 오히려 선명해졌다. 선명해진 입을 그녀는 도도한 침묵으로 닫았다. 닫힌 입으로 「진성 씨. 손 씻고 앉아.」 라고 말했다. 호칭이 평소보다 또렷했다. 또렷한 호칭이 가면이다. 가면 아래 살은 아직 고팠다. 고픈 살을 그녀는 더위 탓이라 불렀다. 에어컨을 한 칸 내렸다. 내린 공기가 허벅지 안쪽을 식히지 못했다.
진성은 밥을 먹으며 눈을 들지 않았다. 눈을 들면 승리가 티가 난다. 티가 나면 성자가 달아날 명분을 얻는다. 명분을 주지 않는 일이 지배다. 그는 「맛있습니다」 하고 짧게 대답했다. 아들의 목소리였다. 아들의 목소리 아래 어제 밤의 암캐가 앉아 있었다. 앉아 있는 암캐가 국을 뜨고, 반찬을 집고, 구역 단톡에 이모티콘을 넣을 것이다. 하은 집사가 「언니 오늘 얼굴 좋네」 라고 쓰면, 성자는 「환기했어」 라고 답할 것이다. 환기라는 거짓이 이 아침의 찬송가였다. 찬송가 아래, 속옷은 이미 다시 얇게 젖어 있었다. 얇은 젖음을 그녀는 어제와 다른 칸에 넣지 않았다. 칸이 없어진 자리가 제1회의 구멍이다. 구멍은 아직 이름이 아니다. 이름이 되기 전의 구멍이 가장 깊다.
수연이 현관에서 운동화를 차며 들어왔다. 스무 살의 밝음이 집을 덮었다. 덮인 집 안에서 성자의 눈이 너무 단정했다. 「과 모임이 왜 이렇게 길어. 얼굴 보니까 술 마셨구나. 양치하고 앉아.」 엄마의 목소리였다. 엄마의 목소리가 너무 정확해서 수연이 눈을 가늘게 뜨고 보다가, 하품으로 넘겼다. 「엄마도 얼굴 이상해. 밤에 안 잤어?」 「가스 열기. 나이 들면 그래.」 나이 들면 그래, 가 이번 밤의 만능 거짓이었다. 만능 거짓을 진성은 받아 주지 않고, 「수연아」 하고만 부드럽게 불렀다. 부드러운 호칭이 가면의 완성이다. 가면이 두꺼울수록 지하의 밤은 길어진다. 긴 밤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수연이 방으로 들어간 뒤, 식탁에 세 사람의 수저 소리가 잠시 남았다. 세 사람의 집이 다시 아무 일도 없는 집처럼 보였다. 아무 일도 없는 집의 공기 속에서 성자는 국그릇을 내려놓으며 무릎을 붙였다. 붙인 무릎 사이에서 아직 식지 않은 열이 있었다. 열을 그녀는 더 이상 가스라 부르지 못했다. 부르지 못하는 자리가 금이다. 금은 아직 선이 아니라 온도다. 온도를 재는 남자가 맞은편에 앉아 밥을 먹고 있었다. 밥 먹는 아들의 얼굴. 아들의 얼굴 아래, 새벽의 자지가 기억으로 남아 손바닥을 가렵게 했다. 가려운 손을 그녀는 무릎 위에 단정히 올렸다. 단정한 손이 목줄이었다.
제1회의 정복은 삽입이 아니다. 삽입은 나중에 온다. 지금은 입 안에 들어간 단어와, 만지고도 오지 못한 살과, 자기 물을 한 번 핥은 혀와, 더 높이 잠긴 단추다. 그 네 개가 목줄이다. 목줄을 찬 채로 완벽한 새엄마가 되는 아침이, 진가의 첫 카타르시스다. 카타르시스는 소리치지 않는다. 찬송가 선반 아래서, 시선의 길이만 남는다. 그 길이가 이미 목줄이었다. 목줄을 모르는 척하는 여자가 밥을 하고, 아는 척하지 않는 남자가 과제를 연다. 과제를 여는 등 너머로 양평이 아직 없다. 아직 없는 양평이 이 집의 다음 칼이다. 칼은 서두르지 않는다. 서두르지 않는 집이, 오늘도 아무 일도 없는 집처럼 숨을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