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02 · 서장

금

출장 사흘째 · 수연은 과외 · 문이 닫힌 오후 · 10,000자

출장 사흘째의 아침은 이상할 정도로 밝았다. 김성자는 창문을 활짝 열고, 환기라는 단어를 입 안에서 세 번 굴렸다. 세 번이면 거짓이 기도처럼 들린다. 식탁에는 사람이 먹을 양보다 많은 반찬이 올랐다. 고등어, 시금치, 계란말이, 미역국, 김. 제삿상 같다고 말하기 직전, 그녀는 도도한 얼굴로 국 간만 보았다. 진재호는 광저우에서 잘 도착 한 줄만 보내고 끊겼다. 끊긴 남편 대신 스물둘의 남자가 맞은편에서 김을 집었다. 집는 손등이 깨끗했다. 깨끗한 손등이 새벽의 손가락을 기억나게 해서, 성자는 국을 너무 크게 떴다. 국이 앞접시 턱에서 멈췄다. 멈추자 그녀는 빨리 말했다. 「너는 밥이 안 넘어가니. 간을 잘못했나 보지.」 간 탓이면 아직 어머니다.

진성은 국을 한 술 더 뜨며 「맛있습니다」 했다. 맛있습니다가 이 아침의 가장 심한 장난이었다. 장난인 줄 아는 사람은 둘 중 하나뿐이었다. 성자는 코로 짧게 숨을 내쉬었다. 숨이 웃음인지 한숨인지 스스로도 몰랐다. 「맛있으면 더 먹어. 대학생이 밥을 적게 먹으면 이웃이 뭐라고 해.」 이웃이 뭐라고 해, 는 사흘 전과 같은 갑옷이었다. 같은 갑옷을 밝은 목소리로 입는 일이, 오늘은 조금 우스웠다. 우스운 줄 아는 순간 보지가 오그라들었다. 오그라드는 감각을 그녀는 에어컨 탓으로 돌렸다. 에어컨은 이미 한 칸 내려 있었다.

수연이 뒤늦게 나와 계란말이를 집었다. 「엄마, 오늘 반찬 왜 이렇게 많아. 제사야?」 성자가 웃었다. 웃음이 너무 빨라서 수연이 눈을 깜빡였다. 「제사는 무슨. 아버지 없으니 제대로 먹으라는 거지. 과외 몇 시야.」 「네 시.」 수연이 진성 쪽으로 턱을 깎았다. 「오빠는 맨날 과제라며. 얼굴은 과제 안 한 얼굴인데.」 진성은 「수연아」 하고만 불렀다. 부드러운 호칭이 장난을 받아 주지 않았다. 성자는 그 안받음을 고마워했다. 고마워하는 마음이 벌써 공범이었다. 「싱거우면 간장 저기 있어.」 간장이 이 집의 평화였다. 평화가 밝을수록 무릎 사이의 열이 또렷했다.

수연이 방으로 들어간 뒤 성자는 진성의 그릇을 빼앗듯 가져갔다. 「다 먹었으면 방에 가. 주방에 앉아 있으면 이상해 보여.」 진성은 일어나며 고개를 숙였다. 「잘 먹었습니다.」 아들의 인사 끝에 시선이 그녀의 목 단추에 반 초 머물렀다. 반 초. 제1회에서 그가 모으던 그 반 초를, 이제는 성자도 세고 있었다. 세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면 지는 줄 알고 그녀는 수세미를 켰다. 수세미 소리가 밝고 악착같았다. 「과제는 방에 가서 해. 설거지는 내가 할 테니까. 나는 네 나이를 생각해 주는 어른이야.」 어른이라는 주문이 이번에는 조금 빠르게 나와, 자기 귀에도 대본처럼 들렸다. 대본처럼 들린 자기가 우습고 싫어서, 컵을 너무 세게 닦았다.

*

오후 네 시, 수연이 과외 가방을 메고 나갔다. 「열시 전에 들어와. 문자하고.」 「알아요, 엄마. 오늘 이상하게 잔소리 많다.」 문이 닫히자 집이 두 사람이 되었다. 두 사람이 되면 성자는 일을 만든다. 이미 깨끗한 거실을 진공청소기로 한 바퀴 돌렸다. 찬송가 앱을 틀까 하다가, 틀면 너무 티가 날 것 같아 틀지 않았다. 틀지 않은 침묵이 모터보다 컸다. 진성은 거실 테이블에 노트북을 열었다. 차트인지 과제인지 성자는 묻지 않았다. 물으면 돈이 보이고, 돈이 보이면 호칭이 흔들린다. 호칭이 흔들리는 것이 이 회의 진짜 금이었다.

구역 단톡이 울렸다. 하은 집사. 「언니 내일 구역 사회 좀. 진성 씨 효자라 부럽다니까 진짜.」 효자라는 글자가 사흘 전처럼 주방을 질렀다. 성자는 한 손으로 답을 달았다. 「응 조시할게.」 전송. 조시. 오타였다. 조신할게로 고치려다, 조신이라는 세 글자가 허벅지 안쪽을 한번 조였다. 조이는 감각이 웃기고도 무서웠다. 웃기다는 생각이 든 자신이 더 무서웠다. 정정 메시지. 「조신할게. 오타.」 오타라는 해명이 이 오후의 가장 정직한 거짓이었다. 진성이 노트북 너머로 물었다. 「무슨 일 있으세요.」 있으세요의 존댓말이 성자의 등을 바로 세웠다. 「구역 일이야. 효자 소리 듣는 사람은 끼지 마.」 효자를 다시 꺼내자 보지가 오그라들었다. 청소기는 이미 꺼져 있었다.

빨래 바구니를 들고 그의 방 문을 열었다. 명분은 확실했다. 속옷, 셔츠, 양말. 새엄마의 노동이면 아직 죄가 아니다. 검은 속옷 한 장이 의자 등받이에 걸쳐 있었다. 사흘 전 새벽에 내렸던 그 천처럼 보여서, 성자는 코로 짧게 웃었다. 내용 없는 웃음이었다. 「너는 빨래를 왜 의자에 걸어. 개어 놓으면 안 되니.」 잔소리가 손가락보다 먼저 그 속옷을 집었다. 집은 손이 너무 오래 쥐고 있었다. 천의 무게가 손바닥에 남아 있던 자지의 무게와 겹쳤다. 겹치는 순간 그녀는 바구니에 던지듯 넣었다. 던졌는데도 손가락이 가려웠다. 가려운 손가락을 바지 솔기에 문질렀다. 문지르는 모습이 스스로 보기에도 우습고 초라해서 귀가 빨개졌다.

진성이 문틀에 기대어 있었다. 언제 왔는지 성자는 몰랐다. 모르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가고 있었다. 그는 바구니가 아니라 그녀의 손을 보았다. 「실수였어요?」 물음이 낮았다. 성자가 바구니를 배에 붙였다. 「무슨 실수. 빨래야. 나는 네 어머니로서 빨래를 하는 거야. 이상한 눈 하지 마.」 이상한 눈은 사흘 전 그녀가 먼저 쓰던 말이다. 말이 되돌아와 자기 입을 때렸다. 진성은 한 걸음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 손이 또 그 천을 집었어요.」 성자의 눈썹이 올라갔다. 「어제 일은 없던 일이야. 나는 그렇게 정했어. 너는 학생이고 나는 집사고. 이 집은 아무 일도 없는 집이야.」 아무 일도 없는 집을 밝게 말했다. 밝은 문장이 너무 또렷해서, 둘이 동시에 그 또렷함을 들었다. 성자가 먼저 시선을 피했다.

진성이 짧게 말했다. 「문 닫아.」

두 글자였다. 물 한 잔만보다 짧고, 젖었지보다 부드러웠다. 부드러운 것이 더 무거웠다. 성자가 웃음을 뱉듯이 말했다. 「지금 네 엄마한테 문 닫으라고? 창피한 줄 알아. 이웃이 보면.」 이웃이 보면, 을 말하는 발이 이미 문 쪽으로 한 걸음 옮겨 있었다. 옮긴 발을 내려다보며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한숨 속에 작은 웃음이 섞였다. 「내가 미쳤지. 발이 먼저 가나.」 발이 먼저 가는 웃음이 제 발목을 구하지 못했다. 문이 닫혔다. 닫히는 소리가 밝고 단정했다. 단정한 소리가 이 오후의 첫 금이었다. 금이 소리를 내자, 성자의 목구멍이 말라 버렸다.

「앉아.」

성자가 바구니를 내려놓으며 눈을 흘겼다. 「나는 앉지 않아. 이 집은 내 집이야. 스물둘짜리가 마흔둘한테 앉아라고 하면, 내가 웃어야 해, 화내야 해.」 웃어야 해와 화내야 해가 동시에 나와, 둘 다 아닌 소리가 되었다. 아닌 소리 아래로 무릎이 이미 침대 가장자리에 닿아 있었다. 닿고 나서야 그녀는 자기가 앉았다는 것을 알았다. 「이게 앉아라는 거야? 나는 그냥 허리가 아파서. 나이 들면 그래.」 나이 들면 그래는 사흘 동안의 만능 거짓이었다. 만능 거짓을 진성은 받아 주지 않았다. 받아 주지 않는 침묵이, 이상하게도, 성자의 입꼬리를 잠깐 올렸다. 올렸다가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웃지 마. 나는 안 웃었어. 뭐가 재미있다고.」 재미있다는 말이 자기 입에서 나오자 더 창피했다. 창피가 달았다.

진성은 그녀의 앞에 섰다. 서는 속도가 느렸다. 느린 속도가 성자의 말을 더 많이 나오게 했다. 「너는 과제를 해야지. 대학생이. 이 시간에 문을 닫고. 하은 집사가 효자라는데 효자가 문을 닫아? 나는 네 어머니야. 어머니 앞에서 벨트를.」 벨트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풀리지 않은 벨트를 그녀가 먼저 보았다. 보는 눈이 배신이었다. 진성은 단추만 열었다. 열리는 소리가 작았다. 작은 소리에 성자가 속삭이듯 말했다. 「또야. 또 그거야. 나는 그거 안 봐.」 안 본다는 눈이 정면으로 고정되었다. 고정된 눈이 우습고 정직해서, 그녀는 짧게 혀를 찼다. 「내가 미쳤어. 진짜로.」

자지가 나왔다. 사흘 전보다 더 선명했다. 낮빛이 커튼 사이로 들어와 귀두를 적셨다. 적신 껍질이 이미 젖어 반질거렸다. 성자가 고개를 돌리려다 멈추었다. 「낮이야. 창문이. 수연이가 뭐 놓고 오면.」 놓고 오면, 이 긴장인데 목소리는 약간 날카롭게 높았다. 높은 목소리가 제 공포를 희극처럼 들리게 했다. 희극인 줄 아는 순간 더 젖었다. 진성은 허리를 밀어 넣지 않았다. 「잡아. 이번엔 실수 아니라고 하고.」 성자의 손이 허공에서 떨렸다. 「실수야. 나는 실수라고 부를 거야. 자지 같은 거 안 잡아.」 안 잡겠다는 문장 안에 자지가 또 들어 있었다. 들어간 단어가 손바닥을 가렵게 했다. 가려운 손이 뜨거운 껍질을 감쌌다. 감싸는 순간 그녀는 작게 웃었다. 웃음이 울음 같기도 했다. 「무거워. 사흘 전보다 무거운 거 같아. 내가 미쳤지, 무게를 기억하고.」

진성이 낮게 말했다. 「입.」 한 음절이 주방을 지나 이 방까지 왔다. 성자가 고개를 저었다. 「입은 안 돼. 나는 그런 걸레가 아니야. 입에 넣는 여자는 개갈보야. 나는 집사야. 립스틱도 발랐어. 낮에.」 낮에 발랐다는 립스틱이 변명이 되지 못했다. 변명이 되지 못하는 줄 알면서도 그녀는 입술을 한번 다물었다 열었다. 열린 입 앞에 귀두가 기다렸다. 기다리는 열에 숨이 닿았다. 닿는 숨이 자지를 한번 더 세게 만들었다. 「보지 마. 내가 하는 거 보지 마. 보면 내가 못 해.」 못 해, 라고 말하면서 혀가 먼저 나왔다. 나온 혀가 짠 껍질을 한 번 핥았다. 핥은 자기가 너무 정숙한 블라우스를 입은 채로여서, 성자는 이불 가장자리를 왼손으로 죽도록 쥐었다.

입이 열렸다. 귀두가 들어가자 침이 한꺼번에 고였다. 고인 침이 입가로 새어 립스틱을 번지게 했다. 번진 장미색을 그녀는 새끼손가락으로 훔치려다 포기했다. 포기하는 손동작이 우습고 음란했다. 「읍… 커. 이렇게 크면 나는…」 말은 자지에 막혀 코로 새었다. 코로 새는 숨이 숫컷 냄새를 더 깊게 마셨다. 깊게 마시는 코가 이미 암캐의 코라는 문장이 머릿속에 스쳤다. 스친 문장을 그녀는 빨아 없애려는 것처럼 혀를 돌렸다. 혀가 홈을 따라가자 진성의 숨이 처음으로 조금 거칠어졌다. 거칠어지는 숨을 듣는 일이 승리처럼 느껴져서, 성자는 눈이 가늘어졌다. 가늘어진 눈이 집사의 눈이 아니었다. 아닌 눈을 들키기 싫어서 그녀는 더 깊이 물었다. 물리는 깊이에 목이 한번 잠겼다.

진성은 머리를 누르지 않았다. 누르지 않는 손이 정수리 가까이에서 멈췄다. 「이빨. 숨. 조신하게.」 조신하게 빨라는 말이 이 오후의 가장 심한 농담이었다. 성자가 코로 웃었다. 웃음의 진동이 귀두에 전달됐다. 「조신하게 자지를 빨아. 네가 제정신이야? 나는 네 어머니야. 어머니가 조신하게…」 어머니가 조신하게, 뒤에서 혀가 다시 돌아갔다. 돌아가는 혀가 문장을 삼켰다. 삼킨 문장 대신 침 소리가 났다. 침 소리가 이 방에서는 찬송가보다 컸다. 단톡이 또 울렸다. 하은. 화면이 바구니 옆에서 빛났다. 성자가 입을 빼며 숨을 골랐다. 「받아야 해. 구역이야. 효자가 구역을 무시하면.」 진성은 짧게 말했다. 「나중에. 지금은 좆이야.」 좆이라는 한 글자가 그의 입에서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처음이라서 성자의 보지가 한번 크게 수축했다. 수축하며 속옷이 허벅지에 붙었다.

그녀는 다시 물었다. 이번에는 볼이 들어가게 빨았다. 빠는 리듬이 생기려 할 때 진성이 「그만」 했다. 그만이 사흘 전과 같은 칼이었다. 칼에 성자가 입을 빼며 눈이 빨개졌다. 「또. 또 그만이야. 꺼내 놓고 넣게 해 놓고. 이제 와서. 내가 뭐가 된다고.」 뭐가 된다고, 는 화가 아니라 굶주림이었다. 굶주린 입술에 침과 전립선액이 섞여 빛났다. 빛나는 입을 그녀는 손등으로 훔쳤다. 훔치는 손등이 집사의 손등 같았다. 같은 손등이 우습고 비참해서, 짧게 웃었다.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야. 빨래하러 와서.」 빨래하러 와서, 가 이 방의 유일한 유머였다. 유머를 진성은 받아 웃지 않았다. 받아 웃지 않아서 유머가 더 깊게 남았다.

진성은 그녀를 일으켰다. 일으킨 손이 부드러웠다. 부드러운 손이 성자를 창가 쪽 소파로 밀어, 앉히지 않고 소파 등받이에 배를 붙이게 했다. 붙인 자세에서 블라우스는 목까지 잠겨 있었고, 검은 스커트만 허리까지 걷혔다. 걷힌 스커트 아래로 속옷 가랑이가 이미 어두운 색이었다. 진성이 그 가랑이를 옆으로 제쳤다. 제쳐진 사이로 보지가 낮빛을 받았다. 낮빛을 받은 살이 부끄러워 오므라들었다가, 오므라들며 물이 한 줄 늘어졌다. 성자가 소파 천을 쥐었다. 「넣지 마. 넣는 건 금이야. 만지는 거랑 달라. 자지를 넣는 순간 나는 네 어머니가 아니야. 나는… 나는 아직 어머니로 살고 싶어.」 살고 싶어, 가 울음인지 웃음인지 갈라졌다. 갈라진 목소리로도 허리는 뒤로 빠지지 않았다.

진성은 귀두만 입구에 댔다. 대는 열이 손가락과 달랐다. 굵고, 둥글고, 미끄러운 살이 미끄러운 살을 밀었다. 밀리는 순간 성자의 숨이 한번 웃듯이 새었다. 「안 들어가. 나이 들면 안 그래. 내가 마른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왜 이렇게는 질문이 아니라 고백이었다. 고백하는 동안 입구가 천천히 벌어졌다. 벌어지며 귀두가 한 마디 들어갔다. 들어간 무게에 성자의 무릎이 소파를 찼다. 「가득 차. 보지에. 내가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뭐라고 하는 거야, 를 말하면서도 허리가 제 혼자 한 번 뒤로 밀렸다. 밀린 허리가 자지를 한 마디 더 삼켰다. 삼키는 소리가 젖은 입술 소리였다.

진성은 한 번에 넣지 않았다. 넣지 않는 간격이 형벌이자 배려였다. 배려처럼 느껴지는 형벌이 더 깊게 들어왔다. 끝까지 닿았을 때 성자의 이마가 소파 등받이에 붙었다. 「어머니야. 나는 네 어머니야. 대학생이. 과제를. 하은이. 구역을.」 어머니 문장이 짧아졌다. 짧아질수록 보지가 자지를 물었다. 무는 살이 정직했다. 정직한 살을 진성이 천천히 빼다 넣었다. 넣는 박자가 느리고 일정했다. 일정한 박자에 성자의 잔소리가 맞춰지려 했다. 「천천히. 아니 그만. 아니 거기는. 과제를 해야지. 대학생이. 나는 네 어머니야.」 어머니야가 신음 끝에서 깨질 때마다 보지가 한번씩 물었다. 무는 리듬이 이미 복종이었다. 복종인 줄 알면서 그녀는 소파 천에 얼굴을 묻고 짧게 웃었다. 웃음이 자지를 조였다. 「웃지 마. 내가 웃는 거 아니야. 이상해서. 낮에. 블라우스 입고. 창문에 불 들어왔는데. 이 꼴이.」 이 꼴이가 고수위의 한가운데에서 나온 유일한 농담이었다. 농담을 진성은 받아 주지 않고, 허리를 조금 더 깊게 밀었다.

깊게 밀린 자리에서 성자의 숨이 하얗게 번졌다. 「암캐 아니야. 암캐년 아니에요. 걸레도 아니고. 씹보지년도 아니고. 물통도 아니고. 나는 김성자야.」 김성자야를 말하는 동안 허리가 제 혼자 뒤로 받아 쳤다. 받아 치는 엉덩이가 앞치마도 없이, 집사의 스커트만 걷힌 채로 숫컷을 먹었다. 먹는 소리가 커졌다. 큰 소리를 그녀는 이빨로 막으려다 막지 못했다. 「거기. 그 자리. 손가락이랑 달라. 자지가 그 자리를.」 그 자리를 진성이 알고 있다는 사실이 정신까지 밀고 들어왔다. 정신이 밀리자 몸이 먼저 떨렸다. 떨림이 허벅지에서 시작해 보지를 조였다. 조이는 살이 절정의 문턱이었다.

진성이 귀에 닿지 않을 거리에서 말했다. 「와. 암캐라고 하고 와.」 와라는 한 글자가 허락이었다. 허락이 내려오자 성자가 고개를 세게 저었다. 「암캐 아니야. 안 와. 오면 끝이야. 끝나면 나는.」 끝나면 나는, 뒤에 올 말이 없었다. 없는 말 대신 보지가 크게 수축했다. 수축하며 물이 허벅지로 흘렀다. 흐르는 물 위로 자지가 두 번 더 박혔다. 박힐 때마다 성자의 입이 열렸다. 열린 입이 부정과 신음을 한꺼번에 쏟았다. 「암캐… 아니야… 암캐년 아니에요… 가… 가버려. 보지에서. 진성 씨.」 진성 씨가 존댓말로 떨어지는 순간, 허리가 접히며 절정이 터졌다. 터지는 동안에도 블라우스 단추는 잠겨 있었다. 잠긴 단추가 그의 취향이었고, 잠긴 채로 오는 여자가 이 회의 정복이었다.

진성은 빼지 않았다. 넣은 채로 허리를 멈췄다. 멈춘 자지가 아직 단단했다. 단단한 것을 안에 둔 채 그는 성자의 떨리는 엉덩이를 손바닥으로만 받쳤다. 받는 동안 그는 오지 않았다. 오지 않는 남자가 온 여자를 지배한다. 온 여자가 그 사실을 엉덩이로 느꼈다. 느끼는 순간 성자의 눈에 물이 고였다. 고인 물이 울음인지 웃음인지 그녀는 구분하지 못했다. 「너는… 안 했어. 나만. 나만 이렇게. 이게 뭐야. 이게 공정해?」 공정해가 마흔둘의 새엄마가 소파에서 할 말은 아니었다. 아닌 말이 나와 버려서, 그녀는 이마를 등받이에 붙이고 작게 웃었다. 「공정. 내가 지금 공정을 말해. 자지 물고 있으면서.」

진성이 천천히 빼었다. 빠지는 소리가 길었다. 긴 소리 끝에 보지가 한번 허공을 물었다. 무는 빈자리가 컸다. 큰 빈자리를 성자가 스커트로 내리며 가렸다. 가린 천이 즉시 젖었다. 진성은 바지를 올리며 짧게 말했다. 「말해. 오늘 뭐가 금이었어.」 성자가 소파에 주저앉았다. 주저앉은 자세가 우아하지 않았다. 우아하지 않은 집사가 목 단추만 만지작거렸다. 「넣으면 안 되는 거. 그게 금이지. 넣었잖아. 네가.」 진성은 고개를 저었다. 젓는 고개가 작았다. 「다시.」 다시가 조용했다. 조용한 다시에 성자의 목구멍이 움직였다. 「…내가 바랐어. 빨래하러 온 척하고. 문을 닫고. 자지를 바랐어. 그게 금이야. 내가 금이야.」 내가 금이야, 를 말하고 나서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가린 얼굴 사이로 짧은 웃음이 새었다. 「내가 제정신이야? 이 말을 하고.」

*

화장실 불은 또 하얗게 켜졌다. 하얀 빛 아래서 성자는 스커트를 올리고 속옷을 내렸다. 내린 속옷의 가랑이가 짙게 젖어, 손바닥으로 가리면 따뜻했다. 따뜻한 자국 한가운데에 더 진한 물이 섞여 있었다. 자지가 들어갔다 나온 자리였다. 그 자리를 휴지로 닦을수록 새로 나왔다. 새로 나오는 것이 화가 나고, 화가 나면 웃음이 나려 해서, 그녀는 변기 뚜껑에 앉아 짧게 혀를 찼다. 「김성자. 네가 지금 뭘 닦는 줄 알아.」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사흘 전보다 덜 비장했다. 덜 비장한 것이 더 무서웠다. 거울을 보자 목 단추는 여전히 잠겨 있었다. 잠긴 단추 아래 가슴이 숨으로 오르내렸다. 오르내리는 가슴과 벌린 무릎이 한 몸에 있는 모양이, 역겹고도 우습았다. 우습다는 생각이 들면 보지가 또 한번 오므라들었다. 오므라들며 빈자리를 찾는 살이 이미 자지를 기억하고 있었다.

샤워는 틀지 않았다. 틀면 오후의 냄새를 지우는 일이 되고, 지우는 일이 되면 자기가 한 일을 인정하는 셈이었다. 인정하기 싫어서 그녀는 비데만 약하게 켰다. 약한 물이 입구를 건드리자 허리가 접혔다. 「거기 아니야. 거기는 지금 예민해서.」 예민해서를 비데에게 말하는 여자가 우습고 초라해서, 수도를 잠갔다. 잠근 손으로 속옷을 다시 올렸다. 올린 속옷이 즉시 붙었다. 붙는 감각을 스커트로 덮고 문을 열었다. 연 문 밖 복도가 너무 평범했다. 평범한 복도를 걷는 엉덩이가 아직 열려 있어서, 걸음이 평소보다 좁았다. 좁은 걸음을 알아채고 일부러 보폭을 넓혔다. 넓힌 보폭 때문에 허벅지 안쪽이 스치며, 빈 보지가 한번 아렸다. 아린 것을 들키지 않으려고 그녀는 벽을 짚었다. 짚은 손이 하얗게 힘들어 갔다. 「걸을 줄 알아. 마흔둘이야. 자지 한번 물었다고 걸음을 잊어?」 자지 한번 물었다고를 복도에서 속삭이는 여자가 우습고 위험해서, 그녀는 입을 다물고 주방으로 갔다.

거실을 지나며 진성의 등이 보였다. 노트북. 차트. 아들의 등. 등의 뒤에서 성자의 머리가 제 혼자 단어를 세었다. 문 닫아. 앉아. 잡아. 입. 그만. 와. 여섯 개가 찬송가 절처럼 순서대로 붙었다. 순서가 붙는 것이 정신의 목줄이었다. 목줄을 찬 채로 그녀는 일부러 그릇을 크게 내려놓았다. 큰 소리가 나면 그 순서가 끊길 것 같았다. 끊기지 않았다. 끊기지 않는 순서 위로 진성이 돌아보지 않았다. 돌아보지 않는 등이 더 무거웠다. 무거운 등을 등 뒤에 두고 성자는 국 간을 보았다. 간의 짠맛이 입안의 자지 맛을 이기지 못했다. 이기지 못한 혀가 입천장을 한 번 핥았다. 핥는 순간 오후의 입이 다시 열리려 해서, 그녀는 물을 들이켰다. 들이킨 물이 내려가는 길이 아까 귀두가 지나가던 길과 겹쳤다. 겹치는 감각을 느끼며 짧게, 아주 짧게 웃었다. 「맛있습니다.」 혼잣말이었다. 혼잣말의 맛있습니다가 진성의 그 말과 같아서, 웃음을 손으로 막았다. 막은 손 너머로 단추가 목까지 잠겨 있었다. 잠긴 단추가 이 오후의 마지막 가면이자, 이미 벗겨진 가면이었다.

내일 구역 사회 멘트를 입 안에서 연습했다. 오늘은 하은 집사님께 감사드리고, 반찬 나눔은 미경 집사님께서, 기도는 권사님께서. 권사님이 이지숙이다. 친정어머니다. 그 이름을 떠올리는 순간 보지가 한번 조여, 성자는 도마를 내려놓았다. 「엄마가 알면 죽어. 아니, 알면 기도하지. 기도하다가 뭐가 되는지 나는 알아.」 아는 척하는 문장이 아직 이르다는 것도 알았다. 이르다는 걸 아는 머리가, 이미 와라는 한 글자를 찬송 사이에 끼워 넣고 있었다. 오늘은 하은 집사님께 감사드리고, 와, 반찬 나눔은. 와가 들어가면 멘트가 음란해져서, 그녀는 짧게 웃고 파를 다시 썰었다. 웃고 써는 여자가 이 집의 새엄마였다. 새엄마의 머리가 명령을 받아 적고 있었다. 받아 적힌 명령은 아직 습관이 아니다. 습관이 되기 전의 받아쓰기가, 제2회가 정신까지 가져간 자리였다.

*

성자는 행주를 가져왔다. 행주가 사흘 전 싱크대를 닦던 그 천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그녀가 소파 자리를 집사처럼 닦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닦는 손이 단정했다. 단정한 손이 방금 자지를 물었던 자리를 지우려 했다. 지워지지 않는 자리를 닦는 모습이 우습고 정성스러워서, 진성은 노트북을 다시 열었다. 여는 등이 명령의 끝이었다. 성자가 행주를 쥐고 말했다. 「밖에서 이런 이야기 하지 마. 하은이 알면 나는 죽어. 어머니는 죽어. 아니, 어머니는 원래 이런 일 안 해.」 원래 안 해, 를 말하는 허벅지가 아직 붙지 않았다. 붙지 않는 허벅지를 스커트가 가렸다. 「밥은… 저녁은 내가 할게. 대학생은 저녁을 먹어야지.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가, 방금 자기가 금이라고 말한 입에서 나왔다. 나온 모순을 그녀는 주방으로 들고 갔다.

주방에서 물이 끓었다. 끓는 동안 단톡이 또 울렸다. 하은. 「언니 오타 귀여워. 조시할게. ㅋㅋ」 성자가 화면을 내려다보다가, 짧게 코로 웃었다. 웃음이 이번에는 진짜 웃음에 가까웠다. 가까운 웃음을 들키기 싫어 그녀는 이모티콘 하나만 보냈다. 보낸 다음 스마트폰을 뒤집었다. 뒤집은 화면 아래 속옷이 또 젖고 있었다. 오는 동안 나온 물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끝나지 않은 물을 그녀는 더 이상 가스 탓이라 부르지 못했다. 부르지 못하는 대신 파를 너무 잘게 썰었다. 잘게 썬 파가 저녁의 평화였다.

진성이 식탁에 앉자 성자는 국을 밀며 평소보다 밝게 말했다. 「손 씻었어? 대학생이 손을 안 씻으면 내가 뭐가 돼.」 뭐가 돼는 방금 소파에서 쓰던 말투와 닮아 있어서, 그녀는 자기 귀를 의심했다. 진성은 「맛있습니다」 했다. 맛있습니다가 이번에는 국이 아니라, 오후의 전부를 받는 말처럼 들렸다. 들리는 대로 성자의 귀가 빨개졌다. 「국 이야기야. 국. 이상한 눈 하지 마.」 이상한 눈을 말하는 눈이 먼저 웃으려 해서, 그녀는 김치를 집었다. 집는 손가락이 아직 미세하게 떨렸다. 떨림을 김치 양념 탓으로 돌리려다, 양념은 아무 죄가 없어서 입을 다물었다.

*

해질녘, 수연이 들어오기 전, 집이 다시 조용해졌다. 성자는 거실 가장자리에 서서 노트북 화면을 보지 않으려 했다. 보지 않으려는 귀가 물 한 잔만을 기다렸다. 기다리는 자기가 개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녀는 주방에서 컵을 채워 먼저 들고 왔다. 들고 오는 발이 명령 없는 복종이었다. 명령 없는 복종이 정신의 금이었다. 컵을 내려놓으며 그녀는 도도하게 말했다. 「목이 마를 것 같아서. 나는 네 어머니니까. 어머니면 물을 떠 주는 거야. 네가 시키지도 않았어. 내가 한 거야. 알아.」 내가 한 거야가 자랑인지 항의인지 갈라졌다. 진성은 물을 받아 한 모금 마시고, 화면을 본 채로 「감사합니다」 했다. 감사합니다가 물 한 잔만보다 더 잔인했다. 잔인함을 성자가 알아채고 짧게 혀를 찼다. 「너는 정말… 효자야.」 효자가 구역 단톡의 그 글자와 겹쳐, 보지가 또 한번 오그라들었다. 오그라드는 것을 들킨 것 같아 그녀는 주방으로 도망치듯 돌아갔다. 도망의 걸음이 오늘은 조금 빨랐다. 빠른 걸음 속에 작은 웃음이 섞여 있었다.

열시에 수연이 운동화를 차며 들어왔다. 「과외 끝. 배고파. 치킨 시켜도 돼?」 성자가 너무 빠르게 웃었다. 「되지. 야채는 먹어. 얼굴 보니까 과외가 아니라 수다였구나.」 목소리가 평소보다 한 옥타브 높았다. 높은 목소리가 가면이었다. 가면이 너무 밝아서 수연이 눈을 가늘게 떴다. 「엄마 오늘 기분 좋다? 얼굴이 이상해. 좋은 쪽으로.」 「환기했어. 창문을 열면 그래.」 환기했어가 사흘째의 만능 거짓이었다. 만능 거짓을 진성은 받아 주지 않고 「수연아, 손 씻고」 하고만 했다. 부드러운 호칭이 집을 다시 세 사람의 집으로 만들었다. 세 사람의 집 안에서 성자의 무릎은 붙어 있었고, 붙은 무릎 사이는 아직 뜨거웠다. 치킨 상자가 열리자 수연이 다리를 권했다. 「오빠도 먹어. 과제는 나중에.」 진성이 「잘 먹을게」 했다. 잘 먹을게가 오후의 맛있습니다와 겹쳐, 성자는 물컵을 너무 빨리 마셨다. 빨리 마신 물이 코로 샐 뻔해서 수연이 웃었다. 「엄마 왜 이래. 귀여워.」 귀여워라는 단어가 이 식탁에서 가장 위험한 칭찬이었다. 위험한 칭찬을 성자는 파를 집으며 받아 넘겼다. 「많이 먹어. 살쪄.」 살쪄가 엄마의 말이었다. 엄마의 말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이, 이상하게도, 오늘은 안도이자 아쉬움이었다. 안도와 아쉬움이 한 입에 들어가는 저녁이, 이미 금이 이름을 가진 집의 저녁이었다.

밤, 수연의 방 불이 꺼진 뒤, 성자는 복도에 나왔다. 진성의 문 앞에 서서 손을 들었다가 내렸다. 내리는 손이 선택하지 않으려는 손이었다. 선택하지 않으려는 손이 이미 오후의 금을 기억하고 있었다. 기억 속에서 문 닫아와 앉아와 입이 한 줄로 붙었다. 한 줄이 되면 문은 두드릴 필요가 없다. 두드리지 않는 것이 오늘은 자존이고, 내일은 기다림이 된다. 기다림이 되는 줄을 알면서도 그녀는 손바닥을 문틀에 붙였다 떼었다. 붙였다 떼는 동작이 우습고 정성스러워서, 자기 손을 보고 눈을 흘겼다. 「너는 내 손이야. 내 말을 들어.」 손이 말을 듣지 않는 줄은, 오후에 이미 증명됐다. 기억은 습관이 되기 전이었다. 되기 전의 기억이 가장 가렵다. 그녀는 안방으로 돌아가 블라우스를 벗지 않은 채 이불을 올렸다. 올린 이불 속에서 허벅지를 붙이며 작게 말했다. 「없던 일이야. 내일은 어머니로 살아. 암캐 아니야.」 암캐 아니야를 세 번 말하자, 세 번째에서 보지가 맥을 쳤다. 맥을 치는 것을 느끼며 그녀는 짧게, 아주 짧게 웃었다. 웃음이 이불 속에서만 살았다.

맞은편 방에서 진성은 문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 틈으로 복도의 어둠이 들어왔다. 어둠 속에 행주 냄새와 국 냄새와, 지워지지 않은 암내가 약하게 섞여 있었다. 약한 냄새가 충분했다. 오늘의 성취는 별장이 아니다. 성취는 성자의 입에서 나온 내가 금이야, 와, 명령 없이 물을 들고 온 발과, 자지를 물고도 단추를 잠근 채 온 살이다. 그 세 개가 목줄이다. 목줄을 찬 채로 치킨 주문을 받아 적는 새엄마가, 제2회의 카타르시스다. 카타르시스는 소리치지 않는다. 밝은 거짓과 젖은 진실이 같은 식탁에 앉는다. 같은 식탁 위에서 금은 이제 이름이 있다. 이름이 있는 금은, 내일 더 조신한 하이넥을 잠그게 한다. 잠근 하이넥 아래 몸이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아는 몸을 입이 아직 어머니라고 부른다. 그 불일치 위에 진성이 앉아 있다. 앉아 있는 등이 과제를 연다. 과제를 여는 등 너머로 양평은 아직 없다. 아직 없는 양평이, 이 밝은 집의 다음 칼이다. 칼은 서두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