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아침, 안방.
성자가 투피스 치마를 올린 채 침대에 손을 짚고 서 있었다. 진성이 뒤에서 손가락으로 가랑이를 확인했다. 이미 젖어 있었다.
「하은이 옆에 앉아도 이렇게 참고 있을 수 있지.」
「네. 얼굴은 언니로 할게요.」
말은 그렇게 하고 허리는 손가락을 더 먹으려고 뒤로 밀렸다. 진성이 자지를 잠깐 넣었다. 성자가 짧게 신음을 삼켰다. 「아… 가득.」 두어 번 깊게 박고 빼며 소량만 남겼다. 성자가 흘러내리는 걸 혼자 밀어 넣고, 진성의 손목에 볼을 비볐다. 「잘했죠. 많이 안 흘렸어요.」
「잘했어. 저녁에 더 해 줄게.」
칭찬에 안이 조였다. 조이는 걸 숨기고 치마를 내렸다. 거울 앞의 얼굴은 다시 차가워졌다. 새엄마의 얼굴.
수연이 그 옆에서 입을 벌리고 기다렸다. 「저두요. 이빨 안 닿게 했어요.」 진성이 머리를 쓰다듬자 수연이 밝게 웃으며 혀를 내밀었다. 밖에서도 쓰는 그 웃음이 귀두를 감쌌다. 진성이 수연을 침대에 앉히고 한 번에 넣었다. 수연이 엄마를 보면서 다리를 감쌌다. 「수업 중에 생각날 거예요.」 짧게 두 번 오고, 스스로 막아 치마를 내렸다.
지숙은 가디건을 입은 채로 무릎을 꿇고 입을 열었다. 진성이 넣자 볼이 들어갔다. 침이 흘렀다. 「권사 입으로 잘하네.」 지숙이 눈을 들고 더 깊이 물었다. 칭찬이 나오면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게 이미 버릇이었다. 진성이 지숙을 일으켜 몇 번 치고 남긴 뒤 머리를 쓸었다. 「잘했어. 오늘은 더 권사답게.」
세 여자가 옷을 바로잡고 나갔다. 성자는 도도하고, 수연은 밝고, 지숙은 느리고 단정했다. 속만 같았다.
*
은혜교회.
성자가 집사석에 앉자 하은이 옆을 차지했다. 단발, 둥근 안경, 블라우스 윗단추가 풀려 쇄골이 보였다. 손이 따뜻했다.
「언니, 요즘 진짜 달라. 차분해 보이고. 우리 집 오든지 내가 언니 집 가든지. 차 한잔하자. 네가 너무 조용해서 내가 이상해.」
성자는 도도한 미소를 유지했다. 앉을 때마다 안쪽이 미끄러웠다. 그 미끄러움을 얼굴에 안 내는 게 숙제였다. 「이번 주는 복잡해. 다음 주에 카페로 하자.」 하은이 손등을 덮었다. 무릎이 성자의 무릎에 닿았다. 「카페는 사람 많잖아. 집이면 돼. 언니가 차갑게 굴면 내가 더 오고 싶어져.」 성자가 책을 끌어당기며 「찬송해」 하고 잘랐다. 자른 목소리는 집사였다. 속은 하은의 무릎 온기를 기억하고 젖었다.
지숙 옆의 정은혜는 짧은 파마에 진주 브로치를 달고 있었다. 목소리가 컸다. 「지숙 권사님, 얼굴에 빛이 나네. 기도회 꼭 와요.」 손목을 오래 잡았다. 지숙은 「주님 은혜지요」 하고 손을 뺐다. 뺀 속도가 빨랐다. 은혜가 눈을 가늘게 뜨고 보다가 크게 웃었다. 「내가 데리러 갈게.」 데리러 가겠다는 말이 남았다. 지숙의 안이 그 말에 조였다. 조이는 걸 가디건 안에서 숨겼다.
강단 아래, 이정희는 회색 투피스에 진주 귀걸이를 하고 앉아 있었다. 늘 그 얼굴이었다. 온화하고, 알맞고, 교인들이 위로받는 얼굴. 오늘은 그 온화가 자꾸 깨졌다.
성자의 등이 너무 곧았다. 경건의 곧음이 아니라, 뭔가를 참고 있는 등의 곧음이었다. 찬송할 때 어깨가 굳었다. 앉으면 무릎을 너무 가지런히 모았다. 그리고 눈이, 가끔, 청년석 맨 뒤로 갔다.
정희가 그 방향을 따라갔다. 진성. 찬송가 책을 바르게 든 대학생. 고개가 숙여져 있었는데, 그 사이로 진성도 이쪽을 보고 있었다. 성자를 보다가, 성자를 보는 정희를 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진성은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인사처럼 보였다. 인사 끝의 시선이 남았다. 당신이 뭘 보고 있는지 안다, 는 시선. 정희의 목구멍이 움직였다. 손수건으로 입가를 눌렀다. 심장이 빨라졌다. 정숙한 사모가 더러워진 기분이었다. 더러운 짓을 한 것도 아닌데. 성자에게서 풍기는 공기, 진성의 눈, 자기 안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열. 배덕이었다. 정희는 그걸 피곤함이라고 불렀다. 부른다고 식지 않았다.
본문이 순종을 말할 때 가사를 놓쳤다. 한 박자. 허벅지를 붙였다. 스타킹이 살에 붙었다. 진성이 다시 보지 않았다. 보지 않는 것이 더 남았다. 들킨 게 뭐지.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런데 속이 이미 열려 있는 것 같았다. 찬송이 다시 시작됐다. 정희는 입을 열었으나 소리가 한 박자 늦었다. 늦은 박자 동안 진성의 옆모습이 보였다. 예의 바른 옆모습. 그 옆모습이 성자의 등을 알고 있는 옆모습처럼 느껴졌다. 느껴지는 게 목회자의 직감인지, 더러운 상상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구분할 수 없는 채로 허벅지가 더 붙었다. 붙인 자리가 뜨거웠다. 뜨거움을 그녀는 아직 피곤함이라고 불렀다. 부르는 입이 이미 거짓인 줄, 손수건만 알고 있었다.
예배가 끝나자 정희는 성자에게 다가갔다. 사모의 인사로 포장했다. 「성자 집사님, 오늘 표정이 좋아 보여서요. 가정이 안정인가 봐요. 차 한잔 괜찮으세요? 내가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볼일은 없었다. 성자의 등이 신경 쓰여서였다. 성자가 잠깐 멈칫했다가, 도도하게 웃었다. 「사모님께서 오시면 영광이죠. 다만 집이 좀 흩어져 있어서.」 「흩어진 집이 제일 편해요. 오래 안 있을게요.」 거절할 명분이 사라졌다. 진성이 뒤에서 공손히 서 있었다. 「어머니, 제가 모실까요.」 어머니. 그 호칭이 너무 깨끗했다. 정희는 그 깨끗함이 마음에 걸렸다.
*
분당 아파트.
성자가 차를 내렸다. 지숙은 손님방에 가방을 두고 나왔다. 수연은 캠퍼스에 남아 있었다. 거실이 단정했다. 아무 일도 없는 집처럼 보였다. 정희는 소파 가장자리에 앉아 무릎을 모았다. 진성이 물을 떠 왔다. 공손한 아들. 손가락이 컵을 건네며 정희의 손가락에 스쳤다. 스침은 짧았다. 짧은데 정희의 귓불이 뜨거워졌다. 그녀는 그걸 차 김 탓으로 돌렸다.
성자가 주방으로 갔다. 「간식 좀 챙길게.」 사모의 버릇으로 정희가 따라 일어났다. 「내가 도울게요.」 성자가 「괜찮아요」 했지만 이미 발이 주방으로 가 있었다. 신경이 쓰여서였다. 성자의 걸음이, 예배당에서 본 그 곧은 등과 같아서였다.
주방이 반쯤 열려 있었다.
정희가 입구에서 멈췄다.
성자가 싱크대 앞에 서 있고, 진성이 그 뒤에 서 있었다. 아들의 거리라고 하기엔 가까웠다. 진성의 한쪽 손이 성자의 허리에, 다른 손이 엉덩이 위에 있었다. 스커트 천 위였다. 주름을 펴는 손이 아니었다. 만지는 손이었다. 손가락이 천천히 움직였다. 성자가 밀어내지 않았다. 설거지 중인 손이 수세미 위에서 멈췄다. 허리가 손바닥 쪽으로 살짝 밀렸다. 고개가 뒤로, 진성 쪽으로 기울었다. 입술이 움직였다. 작은 소리였다. 「거기… 손 떼면 안 돼. 사모님 거실에 계세요… 그런데 손이… 더…」 더, 가 거절이 아니었다. 보채는 소리였다. 새엄마가 의붓아들의 손에 엉덩이를 맡기고 보채고 있었다. 진성이 성자의 귓가에 뭐라고 하자 성자가 짧게, 달게 웃었다. 도도한 집사의 웃음이 아니었다. 아양이었다.
정희의 손에서 힘이 빠졌다. 발소리가 나면 안 될 것 같아 그대로 얼었다. 몇 초가 길었다. 진성의 엄지가 엉덩이 골을 따라 한 번 내려갔다. 성자가 숨을 삼켰다. 삼킨 숨이 싫다는 숨이 아니었다. 다리가 살짝 벌어졌다. 벌어지는 걸 정희가 봤다. 본 눈을 뜨고 싶지 않아서 감으려다, 감으면 더 선명할까 봐 못 감았다. 진성의 손이 스커트 밑단을 살짝 올렸다. 올리다 말고 내렸다. 내려도 이미 본 것은 손의 성격이었다. 만지는 손. 소유하는 손.
정희가 뒤로 빠졌다. 발뒤꿈치가 거실 마루에서 소리가 날 뻔했다. 안 나게 했다. 심장이 귀까지 울렸다. 거실로 돌아와 소파에 앉았다. 무릎을 더 세게 붙였다. 심장이 귀까지 울렸다. 잘못 봤겠지. 옷을 정리해 주는 거겠지. 주름. 먼지. 아들의 손. 새엄마의 엉덩이. 그 문장을 머릿속에서 여러 번 재조합했다. 재조합할수록 손의 위치가 정확해졌다. 만지는 손이었다.
성자가 접시를 들고 나왔다. 도도했다. 평온했다. 방금 그 여자가 맞나. 엉덩이를 손에 맡기던 허리가 지금은 곧았다. 곧은 척이었다. 척인 줄 정희가 알게 된 것이 더 무서웠다. 차를 받아 마셨다. 맛이 없었다. 진성이 맞은편에 앉았다. 공손했다. 다리를 꼬지 않았다. 손을 무릎 위에 두었다. 그 손이 방금 성자의 엉덩이에 있던 손이었다. 정희가 그 손을 보지 않으려다 봤다. 깨끗한 손이었다. 깨끗한 게 더 더러웠다.
「성자 집사님, 요즘 진성 군이 집을 많이 도와주나 봐요.」 성자가 웃었다. 완벽한 새엄마의 웃음. 「효자라서요. 손이 야무져요.」 손이 야무져요. 정희의 컵이 받침에 살짝 부딪쳤다. 「그렇군요. 청년이 가정을 알면 교회가 편하죠.」 목사 사모의 말이었다. 속은 그 손을 지우고 있었다. 지워지지 않았다. 진성이 「차 식기 전에 드세요」 했다. 짧은 배려였다. 배려하는 눈이 정희의 눈을 한 번 스쳤다. 스친 눈이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본 걸 아는 게 아니라, 정희가 흔들리고 있는 걸 아는 눈 같았다. 정희가 차를 한 모금 더 마셨다. 모금이 목에 걸렸다. 「내가 갑자기 와서. 성자 집사 표정이 예배 때 좋아 보여서, 가정이 은혜로운가 확인차.」 확인차. 확인은 이미 끝났고, 결과는 은혜가 아니었다. 성자가 「저희는 평온해요」 했다. 평온해요가 너무 매끄러웠다. 매끄러운 거짓 앞에서 정희는 더 이상 묻지 못했다. 물으면 주방을 봤다고 실토할 것 같아서였다.
지숙이 거실에 나와 인사를 했다. 권사의 인사. 정희는 지숙의 얼굴을 봤다. 단정했다. 단정한 얼굴 아래 뭔가 느슨한 게 있다고 느꼈다. 느꼈다는 말을 할 수 없어서 「구역이 은혜롭네요」 하고 일어났다. 「이만 가볼게요. 갑자기 찾아뵈어 미안해요.」 성자가 배웅했다. 진성이 현관에서 고개를 숙였다. 공손했다. 공손한 눈을 정희가 피했다. 피하면서도 한 번 봤다. 그 눈이 알고 있는 것 같아 무서웠다. 아는 게 뭐냐고, 자기에게 물었다. 답이 안 나왔다.
차 안에서 정희는 시동을 걸지 못한 채 앉아 있었다. 핸들을 잡은 손이 떨렸다. 잘못 봤겠지. 잘못 봤어야 했다. 그런데 성자의 허리가 손바닥으로 밀리던 감각이, 눈으로 본 것인데 손바닥에 남은 것 같았다. 사모가 왜 그 장면을 다시 그린나. 그리지 말라고 할수록 진성의 엄지가 더 선명해졌다. 성자의 숨이 더 선명해졌다. 정희는 이마를 핸들에 대고 「주여」 했다. 주여가 약했다. 약하니까 허벅지가 붙었다. 붙인 허벅지 안쪽이 뜨거웠다. 열을 그녀는 수치라고 이름 붙였다. 수치인데 배 아래가 풀어지는 기분이었다. 그 기분이 싫어서 차를 출발시켰다.
집에 가서 투피스를 벗지 않은 채 소파에 앉았다. 도현이 「일찍 왔네」 했다. 「성자 집사 심방 다녀왔어. 가정이 괜찮아 보이더라고.」 괜찮아 보이더라고. 거짓이었다. 괜찮은 가정이 아니었다. 아들이 새엄마 엉덩이를 만지고, 새엄마가 밀어내지 않았다. 그 문장을 도현에게 말할 수 없었다. 말하면 가정이 전쟁이고, 말하면 자기가 그 장면을 다시 설명해야 했다. 설명하는 입이 더러워질 것 같았다.
손이 허벅지 위로 갔다가 성경 쪽으로 도망갔다. 도망간 손이 다시 내려왔다. 스타킹 위로만. 스치면 열이 올라 뺐다. 「나는 사모야. 잘못 본 거야. 주름이었어. 효자가 옷을 정리한 거야.」 혼잣말을 세 번 했다. 세 번째에 허리가 밀리던 장면이 더 정확해졌다. 주름을 펴는 손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보채는 숨은 그렇게 안 난다. 정희는 눈을 감았다. 감으면 진성의 엄지가 더 선명했다. 성자의 「더」가 더 선명했다. 배가 풀어지는 기분이 싫어서 일어났다. 일어서도 그 손이 따라왔다. 신경이 쓰였다. 성자의 등. 진성의 눈. 지숙의 느슨한 단정. 그 집 전체가 이제 마음에 걸렸다. 걸리는 걸 목회적 염려라고 이름 붙였다. 이름 아래 속옷이 살에 붙어 있었다.
*
오후, 수연은 캠퍼스 카페에 앉아 있었다. 한도윤이 누나 이야기를 하다 말고 손을 흔들었다. 한세연이 들어왔다. 검은 슬랙스, 흰 셔츠, 코트. 향이 세지 않았다. 얼굴이 차가웠다. 수연이 밝게 인사했다. 세연이 고개만 까딱했다. 「미디어? 인턴 생각해 본 적 없어.」 일이었다. 일인데 수연의 배가 뜨거워졌다. 저 여자가 시키는 걸 듣고 싶은 열이었다. 세연이 도윤을 데리고 나갔다. 흰 세단. 수연은 그 이름을 남겼다. 집에 가서 말해야 하는 이름.
로비에서 성자가 장을 보고 들어올 때 오미경이 선미와 함께 있었다. 미경은 레깅스 위에 가디건, 선미는 긴 생머리에 요가 가방. 가디건이 벌어져 스포츠브라 사이로 땀이 빛났다. 선미가 성자의 걸음을 봤다. 「허리를 알고 걷네. 요가 와요. 몸이 솔직해져요.」 성자가 도도하게 「다음에」 했다. 선미가 손목을 짧게 집었다. 「긴장했네. 내가 풀어 줄게요.」 성자가 손을 뺐다. 뺀 손은 우아했다. 속은 그 자리에 열이 남았다. 미경이 「수요일 밤이에요. 골반이 열려요」 했다. 성자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다음에가 쌓였다. 하은, 미경, 선미.
저녁, 식탁. 수연이 「세연 씨 카페에 왔어요. 광고회사. 진짜 도도해요」 하고 보고했다. 성자가 「선미가 로비에서 걸음을 봤어. 요가 오라고. 하은이는 집 오겠다고 고집을 피웠고.」 지숙이 「은혜가 기도회에 데리러 온다고 했습니다.」 진성이 듣고 「하은은 막아. 요가는 아직 가지 마. 세연은 자연스럽게 더 들어. 기도회는 일러.」 했다. 성자가 볼을 비볐다. 「잘 보고했죠.」 「잘했어. 안방.」
세 여자가 안방으로 갔다. 문은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 수연이 가방을 복도에 놓고 와서였다. 진성이 성자를 싱크대가 아니라 침대에 엎드리게 하고 넣었다. 성자가 애교로 「상요」 했다. 진성이 깊게 박으며 「잘했어, 싸」 하자 성자가 왔다. 수연이 그 옆에서 입을 벌리고 기다렸다. 지숙은 가디건을 입은 채로 엉덩이를 높이고 있었다.
*
정희는 저녁을 거의 안 먹었다. 도현이 「어디 아프냐」 했다. 「머리. 심방 좀 더 하고 올게. 성자 집사 가정이 마음에 걸려.」 마음에 걸린다는 말은 참이었다. 걸리는 방식이 목회가 아닌 게 거짓이었다. 진주 귀걸이를 다시 하고 나왔다. 차 안에서 14층을 올려다보기 전에, 점심의 주방을 한 번 더 그렸다. 그리지 말라고 했는데 그려졌다. 허리가 밀리던 장면. 잘못 봤기를 바라는 마음이, 한 번 더 보면 부서질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알고도 엘리베이터를 탔다. 올라가는 동안 손수건을 가방에서 만지작거렸다. 핑계의 천이었다. 천이 땀에 젖었다.
14층. 벨을 누르려다, 문이 살짝 열려 있는 걸 봤다. 수연의 가방 끈이 문틈에 끼어 있었다. 정희가 손가락으로 벨 대신 문을 조금 밀었다. 「성자 집사님?」 목소리가 작았다. 대답이 없었다. 거실이 비어 있었다. 안쪽 방에서 소리가 났다.
찰진 소리.
손바닥이 살에 닿는 소리. 한 대, 또 한 대. 리듬이 있었다. 맞을 때마다 낮은 숨이 새었다. 정희의 발이 복도로 갔다. 가면 안 되는 줄 알면서 갔다. 안방 문이 반 뼘 열려 있었다.
지숙이었다.
가디건은 입었고 치마는 올라가 있었다. 살색 스타킹 위로 엉덩이가 드러나 있었다. 맞은 자리가 이미 붉었다. 진성이 그 위에 서서 손바닥으로 때리고 있었다. 세게. 간격이 있었다. 맞을 때마다 살이 출렁이고 소리가 났다. 찰싹. 그 소리가 복도 바닥을 굴렀다. 지숙이 화를 내지 않았다. 몸을 피하지도 않았다. 맞기 전에 엉덩이가 먼저 높아졌다. 손을 기다리는 높이였다. 숨이 애교처럼 끊겼다. 「아… 세게… 거기… 감사합니다, 주인님… 더요… 맞으면 안이 물어요… 화 안 나요… 더 때려 주세요…」
권사의 목소리였다. 아양이었다. 꾸중을 듣는 어른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맞으면서 허리를 밀어 올리는 암컷의 목소리였다. 진성이 「소리 작게요. 조신하게」 하자 지숙이 더 작게, 더 달게 신음했다. 작아질수록 달았다. 「잘했죠… 낮에 티 안 냈어요… 은혜 앞에서… 상 주세요… 손바닥으로…」 진성이 한 대 더 쳤다. 소리가 더 컸다. 지숙의 등이 활처럼 휘고, 허리가 떨렸다. 화내는 대신 무릎이 벌어졌다. 벌어진 사이로 진성이 자지를 밀어 넣었다. 지숙의 입이 열렸다. 눈이 풀렸다. 「가득… 맞아서 더 잘 들어가요…」
성자와 수연이 바로 옆에서 그 얼굴을 보고 있었다. 수연이 다리를 비비고 있었다. 성자가 지숙의 손을 잡고, 맞아 붉어진 자리를 쓸어 주었다. 쓸어 주는 손이 말리는 손이 아니었다. 모녀가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보고 흥분하는 얼굴이었다. 수연이 작게 「소리 좋다」 했다. 지숙이 그 말에 안을 조이며 또 아양을 떨었다. 「손녀가 듣는데… 더 세게…」
정희의 숨이 목에서 막혔다. 손으로 입을 막았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잘못 본 게 아니었다. 점심의 손도 잘못 본 게 아니었다. 성자의 엉덩이를 만지던 그 손이, 지금은 지숙을 때리고 있었다. 때리는 소리가 복도에 남았다. 찰싹. 찰싹. 그 소리가 귀에서 안 지워졌다. 지숙이 화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충격이었다. 맞으면서 고맙다고 하는 입. 예배당에서 아멘 하던 입. 그 입이 아양을 떨고 있었다.
그녀가 뒷걸음질 쳤다. 가방 끈을 문에서 빼 주고, 문을 닫지 않은 채로 엘리베이터를 눌렀다. 내려가는 동안 허벅지가 붙었다. 붙인 안쪽이 뜨거웠다. 뜨거움이 역겨워야 했다. 역겨움 아래로 열이 더 퍼졌다. 지숙이 아양을 떨던 입이 눈앞에 반복됐다. 맞으면서 감사합니다, 하던 입. 권사가. 예배당에서 아멘 하던 입이.
1층으로 나와 차에 앉았다. 시동을 안 걸었다. 손이 자기도 모르게 엉덩이 옆을 스쳤다. 스친 자리가 맞은 것처럼 뜨거웠다. 맞지도 않았는데. 정희는 핸들을 잡고 이마를 댔다. 귀가 아직 그 소리를 듣고 있었다. 찰싹. 한 대. 간격. 또 한 대. 지숙의 「더요」. 수연의 「소리 좋다」. 성자가 붉어진 자리를 쓸던 손. 네 개가 한 장면으로 붙어 있었다.
「더러워. 내가 왜 그걸. 저 집을 고쳐야 해. 저 청년의 손을 말려야 해. 권사가 저러면 교회가 무너져. 성자 집사가 저러면 구역이 무너져.」 고친다는 문장이 나왔다. 교정. 심방. 관심. 정숙한 단어들이었다. 단어 아래 속이 조였다. 조이는 이유가 분노여야 했다. 분노인데 침이 고였다. 고인 침을 삼키자 때리는 소리가 삼킨 침 속에서 울렸다. 정희가 백미러를 봤다. 사모의 얼굴. 진주가 흔들렸다. 흔들리는 얼굴이 방금 문을 열고 본 여자와 같다는 게 싫었다. 싫은데 다시 14층을 올려다봤다. 불이 켜진 창. 그 창 안에서 지금 또 맞고 있을 수도 있었다. 그 생각이 엉덩이를 뜨겁게 했다. 뜨거움을 깔고 앉은 채로 그녀는 오래 차를 움직이지 못했다. 움직이면 소리가 떨어질 것 같아서. 안 움직여도 안 떨어졌다.
집에 돌아가 도현이 「어디 갔다 왔어」 했다. 「성자 집사 집에 손수건을 놓고 와서.」 거짓이었다. 도현이 「열심이네」 했다. 열심. 정희는 웃었다. 온화한 웃음. 웃는 동안 속옷이 살에 붙어 있었다.
밤에 불을 끄고도 잠이 안 왔다. 눈을 감으면 소리가 먼저 왔다. 찰싹. 한 대. 또 한 대. 간격. 지숙의 숨. 감사합니다. 더요. 그 소리가 베개 속에서 울렸다. 울릴 때마다 정희의 엉덩이가 스스로 뜨거워졌다. 맞지도 않았는데 맞은 것 같았다. 맞으면 안 되는 거였다. 맞으면서 아양을 떨면 더 안 되는 거였다. 안 되는 줄 아는 머리가, 다음 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는 자기가 싫어서 몸을 뒤집었다. 뒤집어도 성자가 허리를 밀던 장면이 겹쳤다. 만지는 손, 때리는 손. 두 손이 같은 남자의 손이었다. 같은 집이 그 손을 받아 주고 있었다. 새엄마가, 권사가, 여학생이 옆에서 다리를 비비고 있었다.
음란했다. 잘못됐다. 저 청년의 손을 말려야 했다. 저 권사의 입을 돌려놔야 했다. 성자 집사의 허리를 바로 세워야 했다. 고치려면 그 집을 더 알아야 했다. 한 번 본 것으로는 부족했다. 두 번 봤는데도 부족했다. 관심이었다. 목회였다. 심방이었다. 정숙한 단어들이 줄을 섰다. 줄 선 단어 아래, 손가락이 자기 엉덩이에 가 있었다. 스치기만 하고 뺐다. 소리를 내면 안 될 것 같아서. 안 냈는데도 귀가 그 소리를 재생했다. 찰싹. 지숙의 살이 출렁였다. 출렁일 때마다 정희의 안이 조였다. 조이는 걸 고치려는 마음이 아니라고, 자기에게 말했다. 말해도 다음 장면을 그리고 있었다. 자기가 그 방에 서서, 때리는 소리를 멈추라고 하는 그림. 멈추라고 하는 입이 안 나오고, 보기만 하는 그림. 보는 그림이 더 많았다. 많은 그림이 꼬리를 물었다. 물릴수록 잠이 안 왔다. 한 그림 속에서 정희가 문을 열고 「그만하세요」 했다. 다른 그림 속에선 그 소리를 끝까지 듣고 있었다. 듣고 있는 그림이 더 선명했다. 선명한 그림 속에서 자기 엉덩이가 근질거렸다. 근질거림을 사명으로 덮으려다, 사명이라는 단어가 달아서 덮개가 안 됐다. 덮개가 안 되는 밤이 길었다. 긴 밤의 끝에 동이 트자, 그녀는 그 집에 다시 가야 한다는 생각만 남아 있었다. 가서 말린다. 가서 본다. 두 문장이 한 발이 되었다.
새벽, 명부를 펼쳤다. 진성. 청년. 출석. 평범한 칸이었다.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펜을 내려놓고 허벅지를 스쳤다가 성경 쪽으로 도망갔다. 도현이 「여보, 명부」 했다. 「응, 금방.」 금방, 사이에 그녀는 결심했다. 내일 그 집에 다시 간다. 구역 심방이다. 가정을 살피는 거다. 틀린 손을 말리는 거다. 말리러 가는 발 아래, 속이 이미 열려 있었다.
*
그 시각 진가 안방에서는 지숙이 아직 숨을 고르고 있었다. 엉덩이가 화끈거렸다. 화끈거리는 자리를 성자가 손바닥으로 쓸어 주었다. 「엄마, 소리 컸어.」 지숙이 짧게 웃었다. 「아양이 나와 버렸어. 맞으면… 숨이 그렇게 돼.」 수연이 「그 소리 들으니까 저 또 젖었어요」 하고 솔직하게 말했다. 진성이 「잘했어. 오늘은 여기까지. 문 잘 닫아.」 했다. 수연이 복도로 나가 가방을 집어 문을 닫았다. 문 앞에 작은 손수건이 떨어져 있는 줄은,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다음 날 아침 성자가 청소하다 그 손수건을 주웠다. 진주 자수가 있는, 사모의 손수건이었다. 「진성 씨.」 진성이 손수건을 받아 보았다. 천이 아직 구겨져 있었다. 복도에서 떨어진 구김이었다. 오래 말이 없었다. 「저녁에 돌려주러 올 사람 있겠네.」 성자의 얼굴이 잠깐 굳었다가, 도도하게 풀렸다. 「사모님이요. 어제… 차를 마시고 가셨어요. 주방에 내가 오래 있었죠.」 진성이 「봤어. 표정이 떠났다가 돌아왔어.」 했다. 성자가 입술을 깨물었다. 「많이 보신 걸까요.」 「손수건이 문 앞에 있었어. 저녁에도 왔을 수도 있지.」 수연이 「그럼 할머니 맞을 때…」 하고 눈을 크게 떴다. 지숙의 귀가 붉어졌다. 「그 소리를… 들으셨을까요.」 진성이 손수건을 식탁 위에 펼쳤다. 돌려줄 물건처럼. 기다리는 물건처럼. 「오면 내가 맞아. 너희는 권사, 어머니, 여동생으로 앉아. 추한 말 하지 마. 그 사람은 고치러 와. 고치러 온 사람을 내가 받을게.」 성자가 「잘못되면 교회가…」 했다. 「교회는 그 사람이 지키는 거야. 그 사람이 이 집에 다시 발을 들이는 게 중요해.」 수연이 「재밌을 것 같아요」 했다가 성자에게 맞을 뻔했다. 지숙은 가디건을 여미며, 어제 맞은 자리를 의자에 붙였다. 붙인 열이 아직 남아 있었다. 남아 있는 열이, 누군가 그 소리를 듣고 갔다는 말과 겹쳐, 지숙의 안을 한 번 조였다. 조이는 걸 들키기 싫어 김치를 집었다.
성자가 하은의 카톡을 읽었다. 집 오겠다는 말. 답은 아직이었다. 선미의 요가, 은혜의 기도회, 세연의 이름. 바깥이 집을 향해 코를 들이대고 있었다. 그 한가운데에 손수건을 놓고 간 사모가 있었다. 진성은 손수건을 식탁 위에 두었다. 돌려줄 물건처럼. 기다리는 물건처럼. 성자가 「그 사람이 고치러 오면, 우리가 숨어야 해요?」 했다. 「숨지 마. 숨으면 더 이상해. 평온한 집처럼 앉아. 내가 그 사람을 맞아.」 평온한 집. 어제 그 집에서 지숙이 맞으면서 아양을 떨었다. 그 아양을 사모가 들었을 수도 있었다. 들렸다면, 그 사람은 이미 이 집의 공기가 뭔지 반은 안 것이다. 반은 아는 사람을 진성은 밀어내지 않기로 했다.
정희는 그날 오전, 구역 명단을 가방에 넣으며 진주를 달았다. 온화한 얼굴을 거울에서 확인했다. 확인된 얼굴이 사모였다. 사모 아래, 때리는 소리가 아직 울리고 있었다. 가방에는 성경과, 성자 집 주소가 적힌 구역 카드와, 어제 놓고 온 줄 아는 손수건의 짝이 들어 있었다. 짝을 돌려주는 일로 포장하면 문을 다시 열 수 있었다. 문을 열면 그 손을 말릴 수 있었다. 말리다가, 혹시, 그 소리를 한 번 더 듣게 되더라도 그건 확인을 위해서였다. 확인은 목회였다. 목회라고 부르는 동안 스타킹 안이 이미 뜨거웠다. 뜨거운 채로 그녀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도현에게 「성자 집사 가정 좀 더 살펴보고 올게. 청년이 효자라는데 내가 눈을 더 달아야겠어」 했다. 도현이 「그래, 잘한다」 했다. 잘한다가 등을 떠밀었다. 떠밀린 길이 심방이라고 적혀 있었다. 적힌 길 끝에 진성의 손바닥이 아직 내려오고 있었다.
분당 아파트 14층. 정희가 벨을 눌렀다. 심장이 손보다 먼저 울렸다. 문을 고치러 온 것인지, 소리를 들으러 온 것인지, 누르는 동안에도 갈렸다. 갈린 채로 온화한 미소를 붙였다. 문이 열렸다. 진성이 서 있었다. 예의 바른 대학생의 얼굴. 눈이 잘 웃지 않았다. 「사모님. 손수건, 여기 있습니다.」 식탁에서 바로 가져온 것처럼 손수건이 그의 손에 있었다. 기다리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정희의 목구멍이 움직였다. 「내가… 가정을 살피러. 청년부가 방황해서. 아니, 성자 집사 표정이…」 말이 엉켰다. 진성이 문을 더 열었다. 「들어오세요. 어머니 차 내리고 계십니다.」 들어오라는 말이 교정하러 온 발목을 잡아당겼다. 잡아당겨진 발이 문턱을 넘었다. 넘어서는 순간, 어젯밤의 소리가 복도에서 잠깐 되살아났다. 찰싹. 정희의 허벅지가 붙었다. 붙인 채로 그녀는 아직 사모였다. 사모인 채로 그 집 공기가 코로 들어왔다. 들어온 공기가, 이미, 고치려는 마음보다 한 발 빨랐다.
성자가 도도하게 나와 차를 내렸다. 「사모님, 또 오셨어요. 손수건 찾았어요.」 평범한 새엄마의 목소리였다. 어제 엉덩이를 손에 맡기던 허리가, 오늘은 곧았다. 곧은 척이 능숙했다. 정희가 소파에 앉았다. 무릎을 모았다. 진성이 맞은편에 앉지 않고 식탁 쪽에 섰다. 손이 보였다. 깨끗한 손. 때리던 손. 정희가 그 손을 보지 않으려다 봤다. 본 손이 가만히 있었다. 가만히 있는 게 더 신경 쓰였다. 지숙이 손님방에서 나와 인사를 했다. 권사의 인사. 천천히 걸었다. 천천히 걷는 이유가 종아리인지, 어제 맞은 자리인지, 정희는 알게 되어 버렸다. 아는 채로 「평안하세요」 했다. 평안이 거짓이었다. 수연이 가방을 메고 「학교요」 하며 밝게 지나갔다. 밝은 얼굴. 어제 다리를 비비던 얼굴. 네 사람이 한 거실에 있었다. 아무 일도 없는 척하는 거실이었다. 척인 줄 아는 사람은 이제 다섯이었다. 다섯 번째가 자기라는 걸, 정희는 차를 마시며 인정하기 싫었다. 인정하기 싫은 동안에도 귀가 복도 쪽을 향해 있었다. 소리가 나지 않았다. 안 나는 것이 더 컸다. 안 나는 침묵 속에서 어제 그 소리가 더 선명했다. 찰싹. 지숙이 김치를 집는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떨림을 정희가 봤다. 본 눈을 내렸다. 내리는 눈이 고치러 온 눈인지, 다음 대를 기다리는 눈인지, 아직은 본인도 몰랐다. 모르는 채로 진주의 무게가 귓불을 당겼다. 진성이 물었다. 「차 더 드릴까요.」 공손했다. 공손한 물음이 방을 닫지 않고 열어 두고 있었다. 정희가 「조금만」 했다. 조금만, 이 입에서 떨어졌다. 조금만 더 있으면, 고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두 가지가 같은 잔 안에서 식고 있었다. 식는 동안에도 귀는 복도를 향해 열려 있었다. 열려 있는 귀가, 이미, 고치러 온 귀가 아니었다. 다음 소리를 기다리는 귀였다. 기다리는 사모가 차를 한 모금 더 마셨다. 모금이 뜨거웠다. 뜨거운 걸 삼키며 그녀는 진성의 손을 보지 않으려 했다. 안 보려는 눈이 그 손에 가 있었다. 그 손이 어제 때리던 손인 줄 알면서도, 오늘은 차를 권하는 손이었다. 권하는 손이 더 무서웠다. 무서운 채로 그녀는 아직 일어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