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아침이었다.
도현이 심방 가방을 챙기는 동안, 정희는 화장실 거울 앞에 서 있었다. 문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 사택에서는 늘 그렇게 했다. 급하면 밖에서 노크하고 들어오라는 뜻이었다.
도현은 가방 끈을 잡다 말고 문틈으로 아내의 뒷모습을 봤다. 정희가 치마를 살짝 올리고 스타킹 아래쪽을 손가락으로 쓸고 있었다. 거기가 붉었다. 손바닥으로 맞은 자국처럼 보였다. 숨소리가 달랐다. 기도할 때의 숨이 아니었다. 짧고, 젖어 있었고, 입 안에서 신음이 새고 있었다.
도현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질 못했다. 삼십 년을 같이 산 아내였다. 그 입이 찬송을 하고, 교인들 앞에서 온화하게 웃고, 딸에게 단정하라고 말하던 입이었다. 그 입이 지금 혼자 거울 앞에서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정희야.」
소리가 작았다. 정희가 깜짝 놀라 치마를 내렸다. 돌아선 얼굴은 바로 사모의 얼굴이 되었다.
「가방 다 챙겼어요? 늦겠어요.」
도현은 묻고 싶었다. 그 자국이 뭐냐고. 왜 만지고 있었냐고. 그런데 입이 안 떨어졌다. 물으면 이미 본 사람이 된다. 본 사람은 답을 들어야 한다. 답을 들을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가자.」
그게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차 안에서 정희는 무릎을 모으고 창밖을 봤다. 평소와 같은 회색 투피스. 진주 귀걸이. 그런데 도현의 눈에는 방금 본 허벅지가 계속 겹쳤다. 핸들을 잡은 손에 땀이 났다. 라디오를 켰다가 꺼 버렸다. 말이 나오면 아침 일을 물어야 할 것 같아서였다. 묻지 않으려고 그냥 운전만 했다.
*
진가. 벨을 누른 사람은 도현이었다.
문이 열리자 진성이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목사님, 사모님. 들어오세요. 차 내려 놨습니다.」
거실은 단정했다. 성자가 차를 나르고, 지숙이 잔을 밀었다. 수연은 학교에 나가 있었다. 도현은 소파에 앉았다. 가방을 무릎 옆에 두었다.
이상했다. 평소의 성자 집사와 지숙 권사는 말이 짧고 자세가 곧은 여자들이었다. 오늘은 달랐다.
성자가 차를 따르며 허리를 숙일 때 목선이 평소보다 길게 보였다. 웃는 타이밍도 달랐다. 지숙은 가디건을 입은 채로 도현 쪽으로 몸을 기울여 말을 이었다.
「목사님, 지난주 수요 기도회 본문이 참 은혜더라고요. 권사들끼리도 그 이야기했어요. 순종이 입으로만 되면 안 된다고, 몸으로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목사님 설교가 그렇게 남았어요.」 도현이 대답하려고 입을 열 때마다 지숙이 다음 말을 이었다. 성자가 차를 다시 데우겠다며 일어나더니 금세 돌아와 또 말을 붙였다. 청년부 이야기, 반찬 이야기, 심방 가정 이야기. 정신없었다. 이상할 정도로 그를 거실에 붙들어 두는 대화였다.
「목사님, 국 더 드실래요?」 성자가 물었다. 도현이 「괜찮습니다」 하면 지숙이 「그럼 이 김치 좀 드셔 보세요, 우리 손녀가 좋아해요」 하고 접시를 밀었다. 도현이 젓가락을 드는 동안 성자가 「요즘 청년들이 예배 끝나고 잘 안 남더라고요. 진성 씨만 남아서 의자를 정리해요」 했다. 지숙이 「진성 씨가 집 일도 잘 도와요. 손도 야무지고」 했다. 도현이 그 손을 보지 않으려고 차를 마셨다. 마시는 동안에도 두 여자는 멈추지 않았다. 기도회 간식, 부녀회 회비, 누가 허리가 아파서 심방을 갔는지. 도현이 「그 가정은 제가 따로」 하고 말을 꺼내도 성자가 「아, 그 집 사모님이 더 잘 아실 거예요」 하고 웃으며 잘라 버렸다. 자르는 타이밍이 너무 빨랐다. 도현은 가방을 만지작거리며 시계를 봤다. 정희가 화장실에 간 지 이미 십 분은 된 것 같았다.
그리고 또 하나. 두 여자의 분위기가 묘했다. 정숙한 척은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앉은 각도가 달랐다. 다리를 모으는 방식이 달랐다. 웃을 때 눈이 너무 촉촉했다. 지숙이 잔을 건넬 때 손가락이 도현의 손등에 잠깐 닿았다가 떨어졌다.
도현은 불편했다. 목사로서 느끼는 불편이 아니었다. 남자로서 느끼는 불편이었다. 이 집의 공기가 너무 따뜻하고, 두 여자가 너무 부드럽게 굴었다.
「사모님은요?」
도현이 물었다. 성자가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화장실에 다녀오신다고 했어요. 금방 나오실 거예요.」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시간이 길었다. 대화가 한 바퀴 더 돌자 그는 더 이상 앉아 있기가 어려웠다. 바지가 불편했다. 이유를 알고 싶지 않았다.
「화장실 좀…」
지숙이 미소 지었다.
「아, 목사님. 거실 화장실은 지금 누가 쓰고 있어요. 안방 화장실 쓰세요. 제가 안내할게요.」
그 미소가 묘했다. 권사의 온화한 미소인데 끝이 조금 달아 있었다. 도현은 따라갔다.
안방 복도를 지나는데 안쪽 화장실 문이 완전히 닫혀 있지 않았다. 빛 사이로 소리가 들렸다. 젖은 소리. 침 소리. 그리고 낮고 끊기는 신음.
도현이 발을 멈췄다.
문틈으로 보였다.
정희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투피스는 그대로였다. 머리도 단정했다. 그런데 입이 진성의 자지를 물고 있었다. 볼이 들어가게, 눈을 위로 치뜬 채로. 진성이 정희의 머리를 잡고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이빨 대지 마. 목사님 계시니까 더 조신하게 빨아.」
정희가 코로 숨을 쉬며 더 깊이 물었다. 침이 턱으로 흘렀다. 진주 귀걸이가 그 침에 빛났다. 진성이 허리를 천천히 움직였다. 귀두가 빠졌다가 다시 들어갔다. 정희가 빠지지 않게 입을 오므렸다. 오므린 채로 눈을 치떴다. 그 눈이 사모의 눈이 아니었다. 진성이 낮게 웃었다.
「좋아서 눈 풀렸네. 목사님 거실에 앉아 계시는 동안 이렇게 빨고 있는 거야. 생각하니까 더 젖지.」
정희가 코로 「응…」 하고 대답했다. 대답이 말이 안 되고 신음만 됐다. 진성이 머리를 잡아 깊이 넣었다가 빼며 침 줄을 봤다. 「혀. 귀두만.」 정희가 혀를 내밀어 핥았다. 핥는 동안 손이 자기 치마 밑으로 들어갔다. 진성이 「손 빼. 입으로만.」 했다. 손이 나왔다. 나온 손가락이 빛났다. 도현은 그 손가락을 보고도 문을 열지 못했다. 열면 이 장면이 자기 것이 된다. 안 열면 훔쳐보는 사람이 된다. 둘 다 싫었는데, 둘 중 훔쳐보는 쪽을 고르고 있는 자신이 더 싫었다.
도현의 머릿속에서 아침의 장면이 겹쳤다. 거울 앞에서 자국을 만지던 손가락. 거실에서 너무 부드럽던 성자와 지숙. 치마 사이로 흘러나오던 이상한 공기. 그제야 한 줄로 이어졌다. 이 집의 주인은 목사가 아니었다. 집사도, 권사도 아니었다. 진성이었다. 정숙해 보이는 여자들이 이 집 안에서는 다른 얼굴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아내가 그 한가운데 무릎 꿇고 있었다.
진성이 정희의 머리를 잡아 빼고 엉덩이를 한 대 때렸다. 정희가 허리를 들며 신음을 흘렸다.
「암캐.」
「네… 암캐예요… 주인님…」
도현의 것이 바지 안에서 일어섰다. 최근 몇 년 동안 잘 서지 않던 그것이 지금, 이 장면 앞에서 단단해졌다. 화를 내야 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 아내를 끌어내야 했다. 그런데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눈이 피하지 않았다. 훔쳐보고 있는 자신이 느껴졌다. 그 사실이 도현을 더 무너뜨렸다.
「목사님.」
뒤에서 지숙의 목소리가 났다. 도현이 깜짝 놀라 돌아봤다. 지숙이 복도 끝에 서 있었다. 여전히 가디건을 입은 권사의 모습. 그런데 눈이 웃고 있었다.
「안방 화장실은 이쪽이에요. 얼른 쓰세요. 오래 서 계시면 저희가 걱정하잖아요.」
알고 있다는 웃음이었다. 도현은 할 말을 잃고 안방 화장실로 들어갔다. 문을 잠그고 변기 뚜껑 위에 주저앉았다. 손이 떨렸다.
머릿속에 아내의 입이 남아 있었다. 찬송하던 입이 자지를 빨고 있었다. 단정한 머리, 진주, 투피스. 그 아래의 무릎. 그리고 자신의 발기. 도현은 바지를 내려다봤다. 오랜만에 선 그것이 부끄럽게 솟아 있었다.
진성이 이 집의 남자였다. 아내를 암캐처럼 다루고, 아내는 그걸 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걸 더 보고 싶어 하고 있었다. 그 발견이 좌절이었다.
그는 변기 뚜껑에 앉아 얼굴을 두 손에 묻었다. 기도하려 했다. 주여, 이 마음을 거두어 주소서. 그런데 기도가 안 됐다. 눈을 감으면 아내가 더 선명해졌다. 눈을 뜨면 자신의 발기가 남아 있었다. 바지를 내려 그것을 손으로 누르려다 멈췄다. 누르면 이 화장실에서 끝나는 일이 된다. 끝내기 싫어서 손을 뺐다. 빼 놓고도 서 있는 것을 내려다봤다. 오래간만에 선 그것이, 아내가 다른 남자 것을 빠는 장면 앞에서 선 것이라는 사실이 한 번에 들어왔다. 들어오니까 숨이 찼다.
몇 분을 그렇게 앉아 있다가 물을 내리고 얼굴을 씻고 나왔다. 거울에 목사 얼굴이 있었다. 안경을 고쳐 썼다. 고쳐 써도 방금 본 것은 안 지워졌다.
거실은 아무 일도 없는 집처럼 보였다. 성자가 잔을 정리하고 있었고, 지숙이 성경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정희는 소파에 앉아 무릎을 모은 채 완벽한 사모의 얼굴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입가에 침 자국은 없었다. 립스틱만 다시 발라져 있었다. 도현은 그 자연스러움이 더 무서웠다.
지숙이 「목사님, 안색이 안 좋으세요. 화장실이 잘 안 맞으셨어요?」 했다. 도현이 「아닙니다. 갑자기 머리가…」 하다 말을 흐렸다. 성자가 「물 한 잔 더 드릴까요」 했다. 도현이 손을 저었다. 정희가 「그럼 우리는 이만」 하고 일어났다. 일어나는 동작이 평소와 같았다. 평소와 같은 게 더 이상했다. 진성이 「다음에 또 오세요. 청년 심방 언제든요」 했다. 말이 가벼웠다. 가벼운 말에 도현은 고개만 끄덕였다.
「오늘은… 이만 가보겠습니다. 다음 주중 다시…」
말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는 가방을 들고 거의 도망치듯 현관으로 갔다. 진성이 배웅했다. 공손했다. 너무 공손해서, 방금 그 일이 더 비현실처럼 느껴졌다.
*
차 안. 도현이 핸들을 잡았다. 정희는 조수석에 앉아 창밖을 봤다. 말이 없었다.
신호등 앞에서 도현은 옆모습을 힐끗 봤다. 아내의 가슴이 투피스 안에서 풍만했다. 평소에도 있는 가슴이었다. 오늘은 다르게 보였다. 그리고 생각났다. 저 안에, 지금 진성의 것이 들어 있을 거라는 생각. 바지가 다시 당겼다.
도현은 핸들을 꽉 쥐었다. 원망스러웠다. 아내가 아니라,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사택에 도착해서도 그는 밥상에 앉지 않았다. 가방을 목양실로 들고 들어가 문을 닫았다. 정희가 문 밖에서 「밥 먹을래요?」 하고 물었다. 대답이 없었다. 정희가 문을 두드리지 않고 돌아갔다. 새벽이 되도록 나오지 않았다. 목양실 안에서 도현은 불을 켜 둔 채 의자에 앉아 있었다. 성경을 펴 놓고 한 줄도 읽지 못했다. 읽으면 순종이라는 글자가 아내의 입과 겹쳤다. 겹치는 게 싫어서 덮었다. 덮고 나서도 바지가 가끔 당겼다. 당길 때마다 그는 창밖만 봤다.
정희는 그 변화를 알았다. 남편이 본 것이다. 그런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발하지 않았다. 야단치지 않았다. 처음에는 불안했다. 이내 그 침묵이 다른 감정이 되었다. 들켰는데도 막지 않는다. 그렇다면 자신은 조금 더 대담해져도 되는 거 아닌가. 정희는 그날 밤 스타킹을 갈아신으며 거울 속 자신을 오래 봤다. 허벅지가 아직 붉었다. 만지면 또 숨이 짧아졌다. 남편이 목양실에서 안 나오는 동안, 그녀는 신음을 입 안에만 가두고 손가락을 넣지 않았다. 넣는 건 그 집에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였다. 생각하면서도 입 모양은 주인님, 을 만들었다. 소리는 안 냈다. 불안이 배덕한 자신감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들켰다. 막지 않았다. 그러면 내일은 조금 더 해도 된다. 그 문장을 혼자 되뇌었다.
*
다음 날. 정희는 화장에 더 신경 썼다. 입술 색을 한 톤 올렸고, 옷도 평소보다 몸에 더 맞게 골랐다. 스타킹은 조금 더 얇았다. 아침 식탁에서 도현은 국만 넘기고 눈을 안 맞췄다. 정희가 「머리 아프면 약 먹을래요?」 했다. 도현이 「됐습니다」 했다. 예린이 「나 학원 늦게 끝나요」 하고 먼저 일어났다. 일어나는 속도가 빨랐다. 정희는 그 속도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자신의 화장에 더 정신이 가 있었다.
수요 예배. 본문은 감사였다. 도현은 마이크를 잡고도 한 박자 늦게 시작했다. 교인들은 몰랐다. 정희만 앞자리에서 그 늦음을 봤을 것이다. 도현은 아내를 보지 않으려고 본문만 읽었다. 읽다 보면 시선이 청년석으로 갔다. 진성이 찬송가 책을 바르게 들고 있었다. 그 손이 어제 아내의 머리를 잡던 손이었다. 도현은 본문을 크게 읽었다. 크게 읽을수록 밑이 불편했다.
도현은 강단에서 아내가 진성 쪽으로 웃는 장면을 봤다. 짧고 부드러운 웃음. 교인들은 사모의 온화함으로 읽었다. 도현만은 알고 있었다. 저 웃음 아래가 뭔지를. 묘한 흥분이 올라왔다. 그와 동시에 자기 자신을 질책했다. 목사가, 강단에서, 아내의 그 웃음을 보고 밑에가 움직이는 게 싫었다. 싫은데 움직였다.
그때 진성과 눈이 마주쳤다. 진성이 가볍게 웃고 고개만 까딱 숙여 목례했다. 그리고 지나치며 정희의 엉덩이를 손이 스치듯, 그러나 분명히, 한 대 쳤다. 소리가 나지는 않았다. 각도만 보였다. 정희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옆 사람과 대화를 이어갔다. 잠시 뒤, 진성이 사라진 복도 쪽으로 총총 걸음을 옮겼다.
도현은 강단에서 내려와 사람들이 흩어지는 틈을 타 그 복도를 따라갔다.
청년부실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빛 사이로 광경이 보였다.
정희가 머리를 잡힌 채 네 발에 가까운 자세로 끌려가고 있었다. 치마는 허리까지 올라가 있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속옷이었다. 가랑이가 트인 팬티. 그 사이로 물이 흘러 허벅지를 타고 있었다.
「주인님… 암캐 년 길들여 주셔서 감사해요. 너무 흥분돼요…」
진성이 엉덩이를 세게 때렸다. 정희가 허리를 들며 신음을 흘렸다. 맞을수록 얼굴을 진성의 가랑이 쪽으로 들이밀었다.
「착한 암캐에게 상 주세요. 주인님 큰 걸로… 암캐 보지를 축복해 주세요…」
진성이 바지를 내렸다. 자지가 나왔다. 정희가 혀를 내밀고 기다렸다. 진성이 귀두만 물리고 뺐다. 「달라고 해.」 「주세요. 암캐 보지에 넣어 주세요. 예배 끝나자마자 여기 와서 받고 싶었어요.」 진성이 웃었다. 「말 이쁘게 하네. 목사님 강단 아래에서 그렇게 웃더니.」 정희가 「그 웃음이 이거예요. 보고 있으면 젖어요」 했다. 도현은 그 말을 복도에서 다 들었다. 들은 채로 벽에 손을 짚었다. 짚은 손이 떨렸다.
도현의 눈에 물이 고였다. 분노의 눈물인지, 무력감의 눈물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는 문틈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끝까지 봤다.
진성이 정희를 바닥에 엎드리게 하고 한 번에 집어넣었다. 정희가 소리를 삼키며 받았고, 이내 허리를 스스로 밀어 댔다. 행복해 보였다. 절정에 오르는 얼굴이 예배 때보다 더 충만해 보였다. 진성이 허리를 치며 「조여. 예배 끝나자마자 이 보지로 감사하는 거지」 했다. 정희가 「감사합니다… 씨발… 암캐 보지가… 주인님 자지 좋아요…」 하고 바닥을 긁었다. 긁는 손에 반지가 빛났다. 결혼반지였다. 도현은 그 반지를 보고 눈을 질끈 감았다가, 감으면 소리가 더 커져서 다시 떴다. 진성이 엉덩이를 연달아 때리며 박았다. 정희가 짧게 한 번 왔다. 오는 소리가 청년부실 의자에 부딪쳤다. 의자가 살짝 밀렸다. 밀리는 소리에도 복도의 도현은 움직이지 않았다.
도현은 자신의 것을 내려다봤다. 서 있었다. 그러나 초라했다. 문틈 너머 진성의 것과 비교되었다. 그 비교가 또 좌절이었다.
진성이 정희의 머리채를 잡고 입에 밀어 넣었다. 깊게, 거침없이. 정희가 눈을 치뜨고 받아들였다. 그 장면에서 도현의 아랫배가 조여들었다. 손을 댄 것도 아닌데 사정감이 밀려왔다. 힘이 없는 절정이었다. 바지가 축축해지는 감각과 함께 몸이 작게 떨렸다.
정희가 입을 떼고 침과 정액이 섞인 입술로 말했다.
「주인님, 오늘 예배도 너무 행복해요. 저한테는… 주인님에게 길들여지는 시간이 이제 진짜 예배예요.」
도현의 것에서 남은 것이 흘러내렸다. 초라한 절정의 여운이 다리까지 내려갔다.
그때 문틈 사이로 진성이 이쪽을 봤다. 눈이 마주쳤다. 진성이 씨익 웃었다. 도현은 그 웃음을 받고 복도 벽에 등을 기댔다. 다리가 풀렸다. 바지 안이 축축했다. 축축한 채로 사람들이 있는 쪽으로 바로 갈 수 없어서, 비상계단 쪽으로 몇 걸음 걸어 숨을 골랐다. 숨이 안 골라졌다. 고르려고 할수록 아내가 허리를 밀던 장면이 남아 있었다. 남은 장면을 지으려고 찬송가 가사를 외웠다. 가사가 안 나왔다. 안 나오는 채로 그는 안경을 닦고 1층으로 내려갔다. 내려가서 교인들과 인사를 했다. 「은혜 받았습니다」 하는 말에 「아멘」 했다. 아멘이 입에서 헛돌았다.
*
그 일련의 과정을 또 다른 눈이 보고 있었다. 예린이었다.
학원이 비어 예배당에 들른 참이었다. 복도 끝에서 문이 열린 틈을 봤다. 엄마가 진성에게 머리를 잡힌 채 있었다. 아빠가 그 문틈 앞에 서 있었다. 아빠의 바지가 이상했다.
예린은 손으로 입을 막았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없었다. 엄마가 왜 진성 씨한테 머리를 잡히고 있는지. 아빠가 왜 저 문 앞에 서서 그걸 보고 있는지. 아빠 바지 앞이 불룩한 것까지 보였다. 예린은 토할 것 같아서 몸을 돌렸다. 발소리가 나지 않게 구두를 들고 계단을 내려갔다. 1층 로비에서 신발을 다시 신고 차로 갔다. 시동을 걸기 전에 핸들을 잡은 손이 떨렸다. 「엄마가 미쳤나. 아빠도. 내가 지금 뭘 본 거야.」 혼잣말이 차 안에만 살았다. 집으로 가지 않고 학원으로 돌아갔다. 학원 문을 잠그고 불을 켠 채로 피아노 의자에 앉았다. 건반은 치지 않았다. 친 음이 나오면 오늘이 진짜가 될 것 같아서였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가 휴대폰을 열었다. 진성 씨에게 보낼 말을 적었다가 지웠다. 엄마에게 보낼까 하다가, 식탁에서 꺼낼 수 없는 말을 문자로도 못 꺼내서 지웠다. 다시 적었다. 「저 예린이에요. 오늘 교회에서 이상한 걸 봤어요.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보내고 나서 폰을 뒤집었다. 답이 오기 전에 학원 불을 끄고 집에 가지 않은 채 차 안에 앉아 있었다. 집에 들어가면 엄마 얼굴을 봐야 했다. 아빠 얼굴도 봐야 했다. 둘 다 보기 싫어서 편의점에서 커피만 사고 차에서 마셨다. 쓴 커피가 목에 걸렸다.
*
다음 날 아침. 식탁.
정희는 평소보다 활기찼다. 화장이 더 또렷했고, 목소리도 맑았다. 이상할 정도로 섹시했다. 도현은 국을 떠 넘기면서도 눈을 잘 들지 못했다. 예린은 수저만 만지작거렸다. 둘 다 넋이 나가 있는 얼굴이었다.
식사가 끝날 무렵 정희가 말했다.
「오늘도 진성 형제네 심방을 가야겠어요.」
공기가 굳었다. 김성자 집사네,가 아니었다. 이지숙 권사네,도 아니었다. 진성 형제네. 그 호칭이 집을 가리키고 있었다.
도현이 움찔했다. 예린도 움찔했다.
「아… 그… 그래. 잘 다녀와. 오늘은 나도 바빠서…」
도현이 말을 흐리며 일어났다. 예린이 고개를 갸웃했다.
「엄마, 나 할 말 있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젯밤 본 것을 식탁에서 꺼낼 수가 없었다. 예린은 결국 입을 다물었다.
정희가 현관에서 신을 신었다. 화장이 한껏 들어가 있었고, 스타킹이 평소보다 과했다. 예린이 그 다리를 힐끗 봤다. 걱정과 혐오가 같이 올라왔다. 그 아래에 또 다른 감정이 있었는데, 이름을 붙이기 싫어서 수저만 내려놓았다. 도현도 그 모습을 봤다. 보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머릿속에 청년부실의 장면이 다시 떠올랐다. 바지가 또 당겼다. 그는 거의 도망치듯 목양실로 갔다. 가는 길에 정희가 「저녁은 데워 둘게요」 했다. 도현이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하면 잘 다녀오라는 말이 나올 것 같아서였다. 그 말이 나오면 보내는 사람이 된다. 보내기 싫어서 그냥 문을 닫았다.
정희는 차를 몰고 진가로 갔다. 문을 열자 진성이 웃었다. 「오늘 화장 진하네. 목사님 보시고도 이렇게 왔어?」 정희가 「보시고 아무 말 안 했어요. 그래서 왔어요」 했다. 진성이 「잘했네. 목줄.」 했다. 정희가 가방에서 얇은 가죽을 꺼내 목에 걸었다. 진성이 휴대폰을 들었다. 「찍어. 목사님한테 예배 초대장 보내야지.」 정희가 무릎을 꿇고 입을 열었다. 카메라가 돌아가자 말이 더 더러워졌다. 더러워질수록 아래가 열렸다. 찍힌 것들이 바로 목양실로 날아가는 줄은, 찍히는 동안에는 생각나지 않았다.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
목양실. 휴대폰이 울렸다. 진성이었다.
사진이 먼저 왔다. 목줄을 한 정희가 개처럼 자지를 빠는 모습. 보지를 벌리고 웃는 모습. 눈이 풀린 채 허리를 든 모습. 도현은 폰을 뒤집어 놨다가 다시 뒤집었다. 지워야 했다. 지우지 못했다. 다음 장이 넘거졌다. 투피스는 입지 않은 사진이었다. 진주만 남아 있었다. 진주 아래 입이 열려 있었다.
그리고 동영상이 왔다. 소리를 끄려다 못 끄고, 볼륨만 낮췄다. 정희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채웠다.
「주인님… 저 가요… 보지… 개보지… 암캐 정희… 사모 보지가 좆나게 싸요… 아… 미쳐요… 감사합니다… 좆물 주셔서 감사합니다… 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길들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인님 거… 매일매일 예배하고 싶어요…」
도현은 이를 악물었다. 분노가 올라왔다. 그와 동시에 손이 이미 바지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흔들고 있는 자신을 느꼈다. 아내가 다른 남자에게 따먹히는 영상을 보며 절정에 오르고 있는 목사. 사정하는 순간 실망이 분노보다 컸다. 휴지에 받은 것이 초라했다. 영상 속 진성의 것과 비교됐다. 비교하는 자신이 한심해서 휴지를 구겨 버렸다. 구기고 나서도 영상을 끝까지 봤다. 끝까지 보는 동안 거기가 다시 움직이려 했다. 움직이려는 것을 허벅지로 눌렀다. 눌러도 아내는 화면 안에서 허리를 들고 있었다.
손이 더러워진 채로 그는 휴지로 닦고 답을 보냈다. 쓰려는 말이 몇 번 지워졌다. 당장 고발하겠다. 아내를 건드리지 마라. 지워졌다. 평소 진성에게 반말을 듣는 입장인데도 존대가 나왔다.
「왜 이러는 겁니까. 대체 왜 이러는 겁니까.」
답이 바로 왔다.
「목사님도 진정한 예배에 참석해야죠. 관심 있으시면 내일 저녁 6시, 양평 아래 주소로 오세요.」
주소가 찍혀 있었다. 지도 앱을 열지 않아도 양평이라는 글자가 눈에 박혔다. 도현은 폰을 내려놓고 창밖을 봤다. 갈 생각이 없다고 혼자 말했다. 말하고 나서도 주소를 지우지 않았다. 사진을 지우려다 휴지통으로 넣지 못했다. 잠금은 걸어 두었다. 잠가 놓고도 다시 열어 볼 것 같아서, 목양실 문을 안에서 잠갔다. 잠근 방에서 그는 물을 마시고 세면대에 손을 씻었다. 씻어도 영상 속 아내의 입이 남아 있었다. 남은 입을 보면서도 그는 진성에게 다시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 보내면 내일 간다는 뜻이 될까 봐서였다. 안 보내면 안 가는 줄 알고 싶었다. 알고 싶은 대로 되지 않았다.
*
같은 시각. 예린의 휴대폰에도 문자가 떠 있었다.
고민이 있다고 보낸 예린의 메시지 아래로 진성의 답이 와 있었다.
「내일 오후 3시. 같은 주소로 와. 얘기하자.」
예린은 그 문자를 오래 바라봤다. 엄마가 다녀온 집. 아빠가 도망친 집. 자신이 문틈으로 본 그 집의 연장. 보낼지 말지 손가락이 화면 위에서 멈췄다. 그리고 결국, 읽음 표시만 남긴 채 휴대폰을 뒤집었다. 뒤집어도 양평이라는 글자는 이미 눈 뒤에 남아 있었다. 예린은 그 글을 다시 열어 보지 않으려고 폰을 서랍에 넣었다. 넣자마자 꺼냈다. 주소는 그대로였다. 내일 오후 3시. 아빠에게 온 시간은 저녁 6시라고, 나중에 목양실 문을 지나다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확실한 건 엄마가 진성 씨네를 자기 집처럼 말하고 나간다는 것뿐이었다. 예린은 서랍을 닫고 불을 끈 채 누웠다. 꺼도 청년부실 문틈이 눈 앞에 남아 있었다. 엄마의 머리. 아빠의 등. 이상한 바지. 그 셋을 한 줄로 잇지 않으려고 이불을 머리까지 올렸다. 올려도 잠이 바로 오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