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린은 학원을 일찍 비웠다. 학생에게는 몸이 안 좋다고 했다. 거짓말이었다. 차 안에서 문자를 여러 번 열어 봤다. 내일 오후 3시. 같은 주소로 와. 얘기하자. 주소를 내비게이션에 넣고도 출발을 미뤘다. 시동을 걸었다가 껐다가, 결국 다시 걸었다. 따지러 가는 거라고 혼자 말했다. 따지러 가서 엄마를 끌어내고, 진성 씨에게 왜 그러냐고 묻고, 아빠가 왜 보고만 있었는지 따질 생각이었다. 그 생각으로 핸들을 잡았다. 잡은 손이 내비게이션의 양평을 따라가고 있었다. 휴게소에서 커피를 살까 하다가 그냥 지나쳤다. 멈추면 돌아갈 것 같아서였다. 돌아가지 않으려고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라디오는 켜지 않았다. 말 나오면 혼자 답을 준비해야 할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그냥 운전만 했다.
양평으로 들어가는 길은 생각보다 평범했다. 산이 가까워지고, 도로가 좁아지고, 내비게이션이 한 번 더 꺾으라고 했을 때 예린은 핸들을 고쳐 잡았다.
오후 세 시. 진성이 보낸 주소였다.
대문은 열려 있었다. 별장처럼 보이는 집이었다. 겉으로는 그냥 잘 관리된 별장이었다. 예린이 벨을 누르기도 전에 문이 열렸다. 지숙과 성자가 나와 있었다.
예린은 그 자리에서 말을 잃었다. 두 사람은 평소의 권사와 집사가 아니었다. 화장이 진했고, 옷이 짧았고, 목이 많이 열려 있었다. 지숙의 가터벨트가 치마 밑으로 보였고, 성자의 가슴골이 깊게 패여 있었다.
「예린아. 잘 찾아왔네.」
성자의 목소리가 부드러웠다. 너무 부드러워서 예린은 오히려 화가 났다.
「진성 씨 어디 있어요. 할 말 있어요. 지금 당장.」
말이 급했다. 어제 청년부실 문틈으로 본 장면이 목까지 차올라 있었다. 엄마가 머리를 잡힌 채 끌려가던 장면. 아빠가 그 문 앞에 서 있던 장면. 그 모든 것을 따지러 온 것이었다.
지숙이 웃었다. 권사의 온화함과는 거리가 먼 웃음이었다.
「아래층에 있어. 저쪽 문.」
성자가 집 안 계단 입구를 가리켰다. 예린은 두 사람을 한 번 더 훑어보고 그쪽으로 걸었다. 뒤에서도 인기척이 따라오지 않았다. 혼자 내려가게 내버려 둔 것이었다.
계단 앞에 서자 공기가 달랐다. 따뜻한데 무거웠다. 위층의 별장 공기와 달랐다. 한 계단을 내려가자 조명이 바뀌었다. 따뜻하면서 어두웠다. 두 계단. 세 계단. 그때부터 소리가 들렸다.
살이 부딪치는 소리. 낮고 젖은 신음. 「아…」 「아앙…」 「아흑…」 고통 같기도 하고 신음 같기도 한 소리가 내려갈수록 또렷해졌다.
예린의 다리가 굳었다. 그래도 발을 멈출 수는 없었다. 엄마를 확인해야 했다. 확인하지 못하면 어제 본 것이 꿈이 되어 버린다. 꿈이면 오히려 더 괴로울 것 같았다.
계단을 다 내려가자 작은 거실 같은 공간이 나왔고, 그 뒤 복도 끝에 큰 문이 있었다. 문은 살짝 열려 있었다. 빛 사이로 광경이 보였다.
엄마였다.
본 적 없는 옷이었다. 가슴이 거의 드러나 있었고, 허리는 가터에 묶여 있었고, 엉덩이만 높이 올라간 채 진성 앞에 엎드려 있었다. 진성이 손바닥으로 그 엉덩이를 치고 있었다. 맞을 때마다 정희의 몸이 흔들렸고, 흔들릴 때마다 정희는 허리를 더 높이 들었다.
예린의 머릿속에 한 문장이 떠올랐다. 엄마를 저 사람한테서 구해야 한다. 발을 내딛으려는 순간 목소리가 들렸다.
「아… 아흥… 주인님… 너무 행복해요… 너무 감사해요… 너무 좋아요… 여기가 진짜 천국이에요… 가면 쓴 사모는 여기 없어요… 암캐 정희가… 행복하게 예배드리고 있어요… 더 때려 주세요… 더 길들여 주세요…」
예린의 발이 그 자리에 붙었다. 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그 목소리 앞에서 부러졌다. 엄마가 울부짖고 있는 게 아니었다. 엄마가 애원하고 있었다.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가면 쓴 사모는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예린은 문틈에서 물러나지 못했다. 그 자리에 선 채로 그 행위를 보기 시작했다. 진성이 더 세게 쳤다. 정희가 더 크게 신음했다. 삽입이 이어졌다. 깊게, 일정하게, 가끔 거칠게. 정희의 눈이 풀리고 입이 벌어지고 침이 시트에 떨어졌다.
예린의 안에서 이상한 것이 움직였다. 저건 나의 엄마가 아니다, 라는 거부감. 저렇게 되면 안 된다, 라는 생각. 그리고 그 아래에, 이름 붙이기 싫은 흥분. 예린은 자신의 다리 사이를 느꼈다. 속옷이 이미 축축했다. 보는 것만으로 흥건해져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 발견이 예린을 더 꼼짝 못하게 했다.
그때 뒤에서 어깨를 잡는 손이 있었다. 예린이 깜짝 놀라 돌아봤다. 지숙과 성자였다. 위층에서 보던 그 차림보다 더했다. 야한 화장, 열린 가슴, 가터와 스타킹, 평소의 정숙함과는 완전히 다른 얼굴.
성자가 낮게 말했다.
「예린아. 여기가 진짜 안식이 있는 곳이야. 자유가 있는 곳이야. 방문을 환영해.」
예린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이건… 이건 아니에요. 엄마를…」
성자가 예린의 손목을 부드럽게 잡았다. 힘을 많이 주지 않았다. 그런데 예린은 그 손을 뿌리치지 못했다. 몸이 굳어 있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문틈 너머의 광경에서 눈을 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인지. 성자가 예린을 문 안으로 이끌었다.
들어가는 순간 공기가 더 진해졌다. 살 냄새와 액 냄새와 오래 지속된 행위의 열기가 섞여 있었다. 정희가 고개를 돌렸다. 딸을 보자 눈이 크게 떠졌다.
「예린아… 네가… 어떻게 여기…」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진성이 정희의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허리를 더 깊게 밀었다.
「정희야. 여기서는 가면을 벗어야지. 씨발 암캐 년아.」
그 말에 정희의 눈이 다시 풀렸다. 놀람이 빠져나가고 다른 것이 채워지는 속도가 무서웠다.
「아… 예린이가… 예린이가 보는 앞에서… 저 가요… 주인님… 또… 또 가요… 아흑…」
정희의 허리가 크게 떨렸다. 다리가 경련하고, 안에서 물이 분수처럼 터져 나왔다. 딸이 보는 앞에서 시원하게, 숨기지 않고, 완전히 절정했다.
진성이 빼지 않은 채로 정희의 턱을 들어 올렸다.
「정희야. 고백해 봐. 넌 뭐야.」
정희가 예린을 바라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암캐예요. 목사 아내 가면 쓴… 진성 주인님의 암캐예요. 맞으면 행복하고… 따먹히면 천국이고… 딸이 봐도… 더 싸요…」
예린의 입술이 떨렸다.
「엄마… 그만해요… 정신 차려요…」
성자가 예린의 등 뒤에서 낮게 웃었다.
「예린아. 저게 정신 차린 거야. 위에서는 가면을 쓰지. 여기 내려오면 벗는 거야. 네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너는 몰라.」
지숙이 예린의 다른 쪽 어깨에 손을 올렸다.
「거부하는 얼굴이네. 그런데 다리는 붙어 있지 않네. 속옷은 이미 젖었을걸.」
예린이 고개를 저었다. 부정하고 싶었다. 그런데 부정할수록 아랫배가 더 뜨거워졌다. 엄마가 저렇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흥분이 커지는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혐오스러울수록 더 젖었다.
진성이 정희에게서 조금 빼고 예린을 바라봤다. 표정은 평온했다. 서두르지 않았다.
「정희야. 딸 앞에서 말해. 네가 여기서 얼마나 행복한지.」
정희가 숨을 고르며 예린에게 말했다.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지만 또렷했다.
「예린아. 엄마가 잘못됐다고 생각해도 돼. 그런데 이건 사실이야. 위에서는 숨 쉬는 것도 가면을 쓰고 살았어. 사모라는 이름, 네 아빠 옆자리, 교인들 앞의 미소. 그 모든 게 뚜껑이었어. 여기를 알고 나서는 잠을 제대로 자. 웃는 게 가짜가 아니야. 맞으면서도 감사하다고 말하는 이 입이 처음으로 내 입 같았어.」
예린의 눈에 물이 고였다.
「그래서… 그래서 아빠 앞에서까지…」
「아빠는 봤어. 보고도 막지 못했어. 막지 못한 이유가 엄마를 사랑해서만이 아니라는 거, 엄마는 알아. 아빠도 보고 싶어 했어. 그 사실이 슬프기도 하고… 이상하게 편하기도 했어.」
진성이 정희의 허리를 한 번 더 밀었다. 정희가 짧게 신음을 흘리며 말을 이어갔다.
「예린아. 무서우면 올라가. 그런데 올라가면서도 네 속이 어떤지 한 번만 만져 봐. 그 답이 이미 나와 있으면… 여기 남는 게 맞을지도 몰라.」
예린의 손이 떨렸다. 가랑이 위로 손이 올라가려는 것을 겨우 참았다. 참는 동안에도 속옷은 더 젖어 있었다.
진성이 자지를 정희에게서 빼 예린 쪽으로 조금 돌렸다. 아직 윤기가 남아 있었다. 정희가 예린의 손을 잡았다.
「한 번만… 빨아 봐. 예배라고 생각해도 되고, 확인이라고 생각해도 돼. 엄마가 왜 무너졌는지 입으로 알면… 머리가 조금 편해질 거야.」
예린이 고개를 세게 저었다.
「싫어요. 그런 거… 나는 그런 거 아니에요.」
말은 거절이었다. 그런데 무릎이 이미 조금씩 접히고 있었다. 성자와 지숙이 양옆에서 예린을 받치듯 내려주었다. 강제로 누른다기보다, 무너지는 방향을 받아 주는 손이었다.
예린의 얼굴이 진성의 것에 가까워졌다. 냄새가 진했다. 엄마의 것과 섞인 냄새였다. 손이 떨렸다. 혀가 나왔다. 아주 작게, 귀두를 한 번 핥았다. 그 한 번에 예린의 허리가 흔들렸다.
「아…」
소리가 새었다. 자신이 낸 소리인 줄 예린도 늦게 알았다. 정희가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엄마의 손길. 그런데 그 손이 더 깊이 밀어 주고 있었다.
「그래… 그렇게… 이빨 대지 말고… 조신하게… 아니, 조신하지 않아도 돼. 여기선.」
예린이 입을 벌렸다. 들어온 무게가 낯설었다. 목구멍이 저항했다. 저항하는 동안에도 보지는 더 열리고 있었다. 침이 턱으로 흘렀다. 흘리는 게 창피해서 삼키려다 더 흘렸다. 진성이 예린의 머리를 깊게 누르지 않았다. 처음에는 맡겼다. 예린이 스스로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제야 허리를 조금 움직였다. 예린이 기침하며 뺐다가, 뺀 채로도 혀를 거두지 못했다. 정희가 「그래, 그거야. 엄마가 하던 거」 하고 턱을 밀어 주었다. 예린이 다시 물었다. 무는 깊이가 조금씩 늘어났다.
「잘하네. 네가 먼저 문자를 보냈잖아. 고민이 있다고. 고민의 답이 여기 있었어.」
예린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수치의 눈물과 열리는 감각이 섞여 있었다. 진성이 예린을 일으켜 침대 쪽으로 눕혔다. 긴 치마를 올리고 속옷을 옆으로 제쳤다. 이미 흥건했다.
「거부하면서 이렇게 젖어 있어. 네 엄마랑 똑같아.」
삽입은 한 번에 이뤄지지 않았다. 입구에서 기다리듯 머물다 천천히 들어갔다. 예린의 등이 활처럼 휘었다.
「아… 커… 엄마… 엄마가 받은 게… 이거였어요…?」
「그래. 네가 어제 문틈으로 본 게 이거야.」
진성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예린의 다리가 저절로 허리를 감쌌다. 밀어내는 힘이 없었다. 머리가 싫다고 하는 동안 허리는 받아 치고 있었다. 진성이 허리를 멈췄다. 「좋아요, 싫어요. 거짓말하면 빼요.」 예린이 울면서 「좋아요. 빼지 마세요. 너무 가득 차서 머리가 이상해요. 엄마가 왜 그렇게 했는지 알 것 같아서 더 싫어요. 알 것 같은데 허리가 따라가요」 했다. 진성이 「알 것 같으면 따라가. 생각은 나중에 하고」 하고 다시 박았다. 예린이 시트를 움켜쥐며 짧게 한 번 왔다. 「나 방금… 자지로…」 진성이 「응. 한 번 더 할 수 있어」 하고 그대로 움직였다. 정희가 딸의 손을 잡고 옆에서 내려다봤다.
「예린아… 숨기지 마. 소리 내. 여기선 소리 내는 게 정직해.」
예린이 울면서 첫 절정을 토해냈다. 짧고 격했다. 진성이 멈추지 않았다. 경련하는 안을 그대로 사용했다.
「또 와. 한 번에 안 끝나. 네 엄마도 그랬어.」
두 번째가 밀려왔다. 예린의 눈이 뒤집히고 입이 벌어졌다. 성자와 지숙이 양옆에서 예린의 가슴과 허벅지를 쓸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잘하고 있어.」 「이제 알겠지.」 「여긴 벌이 아니라 안식이야.」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예린은 몰랐다. 진성이 예린을 일으켜 자기 위에 태웠다. 앉는 무게로 자지가 끝까지 들어갔다. 예린이 「너무 깊어요」 하면서도 허리를 굴렸다. 굴리다가 또 왔다. 온 다음에도 진성이 엉덩이를 잡고 아래위로 움직였다. 잠시 뒤 예린을 침대에 엎드리게 하고 뒤에서 넣었다. 넣는 각도가 달라서 예린이 시트를 물어뜯었다. 정희가 옆에서 무릎을 꿇고 진성의 불알을 핥았다. 핥는 동안 딸의 손을 잡았다. 예린이 엄마 손을 잡고 또 쌌다. 싼 물을 진성이 빼지 않은 채로 더 썼다. 입이 다시 사용되고, 뒤에서 다시 받아 내고, 엄마와 나란히 엎드려 같은 남자에게 박히는 일이 이어졌다.
어느 순간 예린은 엄마의 얼굴을 정면으로 보고 있었다. 둘 다 땀과 침과 물에 젖어 있었고, 둘 다 눈이 풀려 있었다.
「엄마… 너무… 너무 꼴려요… 이제… 알겠어요… 이 자유…」
정희가 딸의 이마에 입술을 갖다 댔다.
「그래… 이제 같은 곳이야…」
진성이 그 위에 덮이며 두 사람을 번갈아 사용했다. 예린에게 넣었다가 빼고 정희에게 넣었다. 넣을 때마다 두 여자가 서로의 손을 잡았다. 예린이 「엄마 거 묻은 채로 들어와요… 씨발…」 했고, 정희가 「딸 보지 냄새 나는 자지가… 좋아요…」 했다. 진성이 웃으며 「말 빨리 배우네. 학원에서 그 입 쓰지 마」 했다. 예린이 창피해서 얼굴을 시트에 붙인 채로 허리는 계속 받아 쳤다. 예린이 또 절정하고, 정희가 또 절정하고, 같은 시트 위에서 모녀가 같은 신음을 흘렸다. 예린은 더 이상 어제 본 게 뭔지 묻지 않았다. 지금 받고 있는 게 그거였다.
세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지숙과 성자가 옷을 정리하지 않은 채 위층으로 올라갔다.
*
다섯 시가 넘어서 도현은 사택을 나왔다. 핸들을 잡고 양평 주소를 내비게이션에 넣었다. 중간에 한 번 갓길에 섰다. 돌아갈까 했다. 돌아가면 아내와 딸이 이 시간에 어디 있는지 모르는 척해야 했다. 모르는 척이 더 싫어서 다시 출발했다. 산이 가까워질수록 침이 말랐다.
여섯 시. 도현의 차 불빛이 대문에 닿았다.
도현이 차에서 내렸을 때 가장 먼저 본 것이 지숙과 성자의 차림이었다. 권사와 집사가 아니었다. 가슴이 열린 옷, 가터, 번진 입술, 아무렇지 않은 얼굴. 도현의 가방이 손에서 미끄러질 뻔했다.
「목사님. 아래층으로 오세요. 기다리고 있어요.」
성자의 목소리가 평온했다. 평온해서 더 무서웠다. 도현은 따라 내려갔다. 계단의 공기가 무거웠다. 소리가 먼저 올라왔다. 아내의 신음. 그리고 딸의 신음.
도현의 발이 중간에 멈췄다.
「안 돼. 예린이는…」
지숙이 뒤에서 말했다.
「이미 세 시간째예요. 목사님이 오는 동안 예린이도 이미 예배를 드렸어요.」
도현이 복도 끝 문 앞에 섰다. 문이 열려 있었다. 숨을 곳이 없었다. 정희와 예린이 나란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 입이 번갈아 진성을 담고 있었다. 침이 턱으로 흐르고, 눈이 풀려 있고, 행복해 보였다. 정희가 깊이 물면 예린이 옆에서 혀로 닦았고, 예린이 물면 정희가 딸의 머리를 쓸었다. 도현은 「예린아」 하고 부르려다 소리가 안 나왔다. 나온 것은 숨뿐이었다.
도현의 것이 바지 안에서 일어섰다. 그 발기가 자신을 또 배신했다. 어제 문틈에서와 같았다. 같은 발기였다. 같은 무력감이었다. 이번에는 딸의 입까지 그 위에 있었다. 도현은 벽을 짚었다. 짚은 손이 떨렸다. 들어가서 말리고 싶었다. 그런데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제 청년부실 앞과 같았다. 또 문 앞에서 보고 있었다.
진성이 두 사람의 머리에서 빠져나와 도현을 바라봤다.
「왔네요. 목사님.」
도현의 입이 열렸다. 설교가 안 나왔다. 진성이 정희의 턱을 들어 올렸다.
「정희야. 원하면 지금 바로 예린이랑 둘 다 지금까지를 잊고 원래 삶으로 돌아가도 돼. 가면 써. 사택으로 가. 내가 붙잡지 않아.」
방이 잠시 고요해졌다. 정희가 예린의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예린이 작게 고개를 저었다. 돌아가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정희가 진성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주인님. 여기가 천국이에요. 제발… 우리를 구원해 주세요. 버리지 마세요.」
예린이 이어서 말했다. 목소리가 잠겨 있었다.
「저… 이제 알아요. 위층의 삶은 숨 쉬는 척이었어요. 여기가… 진짜예요. 돌아가면… 저 다시 미쳐요.」
진성이 턱짓으로 도현을 가리켰다.
「그럼 저기 있는 강아지에게 너희들의 행복을 설명해 봐.」
정희가 도현을 바라봤다. 사모의 온화함은 남아 있지 않았다. 남아 있는 것은 더 정직한 열이었다.
「여보. 아니, 이제는 그렇게 안 부를게. 나는 맞으면서 살아났어. 네가 강단에서 순종을 말할 때 나는 이 집 아래에서 진짜 순종을 배웠어. 네가 나를 사랑해서 막지 못한 게 아니야. 너는 보고 싶어 했어. 어제 문틈에서도, 목양실 영상 앞에서도. 그 사실을 내가 알아. 그래서 이제는 숨기지 않을게. 나는 진성 주인님의 암캐야. 네 아내는 가면이야.」
예린이 울면서 덧붙였다.
「아빠. 어제 내가 봤어요. 아빠가 문 앞에 선 채로 끝까지 보는 거. 바지가… 이상했어요. 나도 똑같아요. 보기만 했는데 젖었어요. 그래서 오늘 내려왔어요. 내려와서… 이제 엄마를 이해해요. 아빠는요? 아직도 강단의 눈으로 볼 거예요?」
정희가 자신의 가랑이를 벌려 아직 흘러내리는 것을 보여 주며 말했다.
「이게 행복이야. 숨기지 않을게. 네가 보고 싶으면 봐.」
예린이 입가의 윤기를 닦지 않은 채 말했다.
「이게 자유예요. 위층에서 피아노 치고 미소 짓는 게 가짜였어요. 여기서 소리 내는 게 진짜예요.」
성자가 담담하게 보탰다.
「위층은 차 마시고 인사하는 곳이에요. 아래는 이렇게 하는 곳이고요. 낮과 밤을 나누면 교회는 그대로예요.」
지숙이 이어서 말했다.
「목사님이 고발하시면 이 집만 끝나는 게 아니에요. 사모님도, 예린이도, 목사님 자신도 어제 본 것부터 설명이 안 돼요. 그래서 우리는 나누고 사는 거예요.」
도현은 그 말들 앞에서 할 말을 잃었다. 아내를 일으킬 말도, 딸을 끌어낼 말도, 야단칠 본문도 안 떠올랐다. 눈은 두 사람을 보고 있었고, 바지는 서 있었고, 입은 다물어져 있었다.
도현의 무릎이 접혔다. 처음에는 힘이 풀려서였다. 나중에는 스스로 무릎을 땅에 붙였다. 그는 바닥을 기어 진성 앞으로 갔다.
「진성 형제. 나는 막을 힘이 없소. 어제 문틈에서도 막지 못했고, 영상 앞에서도 막지 못했소. 오늘은 딸까지 이렇게 됐소. 그러니 형제가 이 둘을 받아 주시오. 단정하게만 해 주시오. 밖에서는 티가 나지 않게. 나는 운전하고, 보고, 강단에 서겠소. 그 나머지는 형제를 믿겠소.」
진성이 내려다보며 짧게 웃었다. 웃고 나서 말했다. 서두르지 않았다.
「알겠어요. 목사님은 손 대지 마세요. 넣지 마시고요. 보면 돼요. 위층에서 차 마셔도 되고, 여기서 봐도 되고. 고발하면 이 집이 끝나니까 고발 안 하실 거잖아요. 이미 알고 오신 거니까.」
도현이 고개를 숙였다. 숙인 채로 「고맙소」 가 나오려다 「알겠소」 로 바뀌었다. 진성이 정희와 예린의 머리를 한 번씩 쓸었다.
「둘 다 잘했어. 목사님 앞에서 더 숨기지 마. 숨기면 목사님이 더 힘들어해.」
정희가 도현을 보며 「여보, 미안해. 미안한데 멈추기 싫어」 했다. 예린이 울면서 「아빠… 저 학원 다녀올게요. 그 얼굴로요. 여기서만 이렇게 할게요」 했다. 도현이 두 사람의 얼굴을 보다가 눈을 감았다. 감아도 발기는 남아 있었다. 남은 채로 그는 바닥에서 일어서지 못했다. 일어서지 못한 채로, 진성이 두 여자를 다시 쓰기 시작하는 소리를 들었다. 듣는 동안 그는 손을 바지 위에 올리지 않았다. 진성이 정희를 뒤에서 넣고 예린의 입을 쓰는 소리가 났다. 도현은 그 소리를 들으며 바닥에서 일어서지 못했다. 아내가 「주인님 더 주세요」 하고, 딸이 「엄마처럼… 깊이…」 하는 게 들렸다. 들리는 동안 바지는 계속 서 있었다. 서는 것을 숨기지 못했다. 숨기지 못한 채로 「알겠소」 를 한 번 더 입 안에서만 말했다.
위층으로 올라오라는 말은 없었다. 진성이 「목사님은 거기 있어요. 끝날 때까지」 했다. 도현은 그 말을 거절하지 못했다. 거절하지 못한 채로 두 여자가 나란히 싸고, 진성이 안에 싸고, 정희가 손가락으로 막고, 예린이 따라 막는 것까지 다 봤다. 보고 나서야 진성이 「옷 입고 위층에서 차 마셔요. 밖 얼굴로」 했다. 정희와 예린이 옷을 주워 입었다. 입는 손이 느렸다. 느린 채로도 진주는 다시 달렸다. 예린은 머리를 빗었다. 빗은 얼굴이 학원 선생님 얼굴로 돌아가려 하고 있었다. 도현은 그 얼굴을 보다가 계단을 먼저 올라갔다. 올라가는 다리가 후들거렸다.
위층 거실은 아까 예린이 들어온 그 별장이었다. 성자가 차를 내렸다. 가터 위에 가운만 걸친 차림이었다. 지숙이 도현에게 잔을 밀었다. 「목사님, 손 떨리시면 두 손으로 드세요.」 도현이 잔을 받아 마셨다. 맛이 없었다. 정희와 예린이 올라와 소파에 앉았다. 무릎을 모았다. 모은 무릎 아래가 아직 젖어 있을 거라는 걸 도현은 알고 있었다. 아는 채로 차를 마셨다. 진성이 편한 자세로 앉아서 「내일은 각자 얼굴로 나가면 돼요. 학원, 강단, 심방. 여기는 올 사람만 오고」 했다. 예린이 작게 「학원 나가요」 했다. 정희가 「나도 미소 달고 다닐게」 했다. 도현이 「나는 운전하겠소」 했다. 진성이 「그거면 돼요」 했다.
집으로 가는 차는 두 대였다. 예린이 자기 차를 몰고, 도현이 정희를 태우고 뒤따랐다. 앞차 불빛을 보며 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정희가 조수석에서 「여보. 고발할 거면 지금 해. 안 할 거면 내일 밥은 같이 먹자」 했다. 도현이 「밥은… 먹겠소」 했다. 그 이상 말이 안 나왔다. 안 나온 채로 사택 골목에 들어섰다. 예린이 먼저 현관 불을 켰다. 세 사람이 신발을 벗고 들어갔다. 가방을 내려놓는 소리가 보통 저녁과 같았다. 보통인 척이 서툴렀다. 서툰 채로 예린이 방으로 갔고, 정희가 물을 따랐고, 도현은 목양실 문을 열었다가 닫지 않은 채 의자에 앉았다. 폰을 열지 않았다. 열면 양평 주소가 또 보일 것 같아서였다. 보이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었다.
예린은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했다. 물을 세게 틀어도 몸 안 감각은 안 지워졌다. 수건으로 닦고 거울을 봤다. 학원 선생님 얼굴이었다. 그 얼굴로 오늘 자지를 물고 쌌다. 그 문장을 혼자 말해 보고 입을 다물었다. 자위는 하지 않았다. 하면 또 그 집이 생각날 것 같아서였다. 생각나지 않게 하려고 이불을 뒤집어썼다. 덮어도 엄마 얼굴이 옆에 있던 장면이 남았다.
정희가 목양실 문 앞에 서서 「밥은 데워 뒀어요」 했다. 도현이 「나중에」 했다. 정희가 더 묻지 않았다. 묻지 않고 안방으로 갔다. 스타킹을 갈아신으며 허벅지가 아직 뜨거운 것을 확인했다. 확인하는 손이 잠깐 멈췄다. 멈추고 불을 껐다. 꺼진 방에서 정희는 내일 예배 가서 미소를 달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린은 학원에 가야 하고, 도현은 강단에 서야 하고, 자신은 고발하지 않을 것이다. 고발하지 않는 이유를 더 곱씹지 않았다. 곱씹으면 잠이 안 올 것 같아서였다. 잠은 생각보다 빨리 왔다.